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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방한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민구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간 한미 국방장관회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만남이다. 한미 양국 모두 매티스 장관의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후 국방장관으로서 첫 해외 순방이자 내각 전체중에서도 첫 순방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을 향한 경고메시지라는 게 한미 양국의 해석이다. 실제 양국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기존 양국간 현안을 재확인하며 한미 동맹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사드 배치 재확인 천명 = 회담 직후 국방부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이 북한의 현존하는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과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적 차원에서 한미동맹이 결정한 사항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 사드 체계는 오로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체계로, 올해 중에 배치하여 운용할 수 있도록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한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 수행 기자 간담회에서도 “(사드에 대해) 논의가 당장 필요한 유일한 이유는 북한의 (도발)행위 때문이고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여기에서 사드를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사드 배치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해 "현재 관련 절차 밟아나가고 있고 계획대로 추진해 나간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롯데그룹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절차에 착수, 사드 배치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사드 배치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주변국과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와 역내 평화 안보에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사드 배치가 현실화 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키리졸브' 훈련 등 강화 = 양국 장관은 또 다음달 열리는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습 기간에 북한이 전략적 도발 감행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합 훈련을 강화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를 시험하기 위해 KR·FE 기간에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도발 억제를 위해 강화된 KR·FE 연습을 시행할 필요성에 공감했다"면서 "특히 양국 장관이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 및 배치를 포함해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확장억제 방안들을 계속 협의해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미국의 전략자산을 대규모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등은 훈련 참가의 일환으로 전개된 적은 있지만 그 외의 전략자산에 대해 직접 전개가 논의된 적은 이례적이다.

지난해에는 연합훈련 기간 중 핵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호가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전개됐을 뿐 추가 자산이 전개된 바는 없다. 그러나 이번 연합 훈련에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초음속전략폭격기 B-1B 랜서, 스텔스폭격기 B-2 스피릿, 스텔스 전투기 F-22 등 미 전략자산의 대거 전개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국 전략자산의 대거 전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새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춰 북한의 도발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회담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