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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고구마' 문재인의 대세론…"하루아침에 안돼요"

[the300][대선주자 사용설명서-문재인]②키워드: '준비된 대통령' '고구마'

해당 기사는 2017-02-03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지난해 10월2일 쌀값 폭락 대책마련을 위해 전북을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전북 김제시 공덕면 RPC를 방문해 쌀값 폭락 대책으로 생산하고 있는 고구마를 밭에서 캐고 있다.2016.10.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구마 전개'. 남주(주인공)와 여주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느리고 답답한 드라마를 이렇게 부른다. 정치권에도 고구마가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때로 답답해 보일만큼 원칙을 고집하고 신중하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사이다(이재명) 쌀밥(안희정) 보약(유승민) 등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면 '고구마'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고구마'의 면모는 당대표 시절 두드러졌다.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당대표의 카리스마와 장악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문 전 대표는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마련한 '셀프디스'를 통해 "인권변호사로 일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며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는다"고 자신의 '고구마스러운' 성격을 고백했다. 변호사 출신답게 언어를 논리적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목소리나 발성의 한계로 달변가는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고구마 이미지는 마냥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사실 고구마는 영양가 좋은 건강식품이다. '신중한 원칙주의자'의 면모는 오히려 지지자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겨우 제기된다는 의혹이 양산의 집 처마를 둘러싼 '처마게이트'일 정도로 청렴함도 검증받았다. 탄핵 정국 속에서 사람들은 가장 안정적으로 정권교체를 해줄 후보를 찾았고, 그게 '문재인 대세론'이 됐다. 

'고구마'는 그와 잘 어울린다. 그는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자신의 과거사도 공개했다. 사춘기 때는 "한 여학생을 속으로만 좋아하다가 제대로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짝사랑으로 끝냈다"고 했다. 책에는 문 전 대표의 '직문직답' 코너도 있는데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수상연설의 첫 문장은?"이라는 질문에 "신사숙녀 여러분!"이라고 답했다. 사랑도 유머도 고구마다.

그는 2017년 조기대선 가능성 속에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그의 '준비'는 '변화'로 나타났다.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운명에 의해 대선에 출마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정치 신인이었던 그는 이제 '뉴문(새로운 문재인)'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내가 대세 맞더라"며 자기 자랑도 하는 '정치적 인간'으로 변모했다.

대선 캠프도 지난번과는 질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의 늦은 후보 단일화로 인해 대선 체제에 몰입하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등극하며 안정적으로 경선 이후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경선의 관건은 그가 과반을 확보해 결선투표 자체를 무산시켜 본선으로 직행을 하느냐 마느냐에 맞춰져 있다.

문 전 대표는 올해 대선주자 중 공약이 가장 구체적으로 짜여져 있다. 대선을 앞두고는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출간해 공약을 빼곡이 담았다. 공약 발표도 선제적이어서 1주일에 1번 꼴 발표를 통해 일자리 창출, 근로시간 단축, 재벌개혁,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 등의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공약만큼이나 인적 구성도 탄탄한 걸로 평가된다. 뒤따르는 후보들은 '기승전문(文)'이다. '문재인 때리기'는 곧 그들에게 주도권이 없다는 것이다.

고구마스러움 때문에 '셀프디스'를 하던 문재인은 없다. 문 전 대표는 이제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나는 든든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입도 재수, 사법고시도 재수를 통해 성공했다. "이번에도 재수에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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