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당직 6개월 정지 '중징계'…"결정 따르고 자숙할 것"

[the300]새누리, 본회의서 '문재인 사과하라' 시위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02.02 15:26

새누리당 의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풍자 그림 국회전시로 논란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항의하는 손피켓을 자리 앞에 꽂아 놓고 있다. 2017.2.2/뉴스1

박근혜 대통령 얼굴을 누드화에 합성한 패러디 그림을 전시해 논란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앞으로 6개월간 지역위원장 등 당직을 맡을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일 회의를 열고 표 의원에게 당직정지 6개월을 결정했다. 당 안팎에선 중징계라는 평가다. 표 의원은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당 안팎에선 윤리심판원의 징계 수위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다. 논란이 더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도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쪽이 있다. 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기간 영입한 인사다. 문 전 대표에게 '불똥'이 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이다. 반대로 '표현의 자유'를 감안하면 강력 징계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윤리심판원은 결국 징계론으로 기울었다.

표 의원이 중앙당 직책은 없었지만 지역구의 지역위원장 역할은 6개월간 정지된다. 당원 자격을 박탈, 자칫 선거출마를 못할 수도 있는 당원권 정지보다는 약하다. 그래도 일체 당직을 맡을 수 없어 중징계에 해당한다. '벚꽃 대선'이 펼쳐지면 선거운동의 전면에 나서기 어렵다.

표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헌법과 법률, 당헌과 당규를 준수하며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결정을 따른다"고 밝혔다. 또 "자숙하며 더욱 책임있고 성숙한 정치인이 되기 위한 공부의 시간을 갖겠다"며 "다만, 징계로 인해 정지되는 활동이 아니라면, 제게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면 성실하게 수행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국회 ‘시국풍자 전시회’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다"며 "비록 '블랙리스트' 관련, 헌법상 권리인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보장을 주장하기 위한 장소 마련에 도움을 드린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분들을 포함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강하게 느끼신 분들이 계셨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성 혐오’ 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여성계의 지적이 있었다"고도 인정했다

다만 "대부분 민주 국가들에서는 ‘권력자에 대한 유사하거나 더 심한 풍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용인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반론도 매우 의미있다"며 "이러한 논의가 비폭력적이고 비정쟁적인 방법으로 차분하게 이루어졌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달 표 의원이 장소를 마련,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을 비판하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해외 유명 명화에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얼굴을 합성한 풍자작품이 전시돼 '박근혜 누드' 논란이 일었고 표 의원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 동안 소속 의원 좌석 앞 노트북에 '표창원 영입 책임자 문재인은 사과하라'고 적힌 종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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