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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시대'는 무엇인가요

[the300][대선주자사용설명서-⑥요!주의]구호가 아닌 행동



안희정 충남지사는 "30년 전 민주화에 나섰던 학생 운동가가 정치의 주역이 돼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세대의 도전이 부상하는 상징이라며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알리듯 제가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이 한 사회의 지도자 역량의 전반적인 교체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가 곧 '시대교체'라는 말이다.

그러나 안 지사의 '새로운 시대'는 아직까지는 구호로 느껴진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대가 새로운 시대인지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민주주의에 의한 국가 운영 원리와 산업화 시대의 업그레이드 등 총론은 있지만 각론은 잘 모르겠다는 것.

특히 의회와 내각과의 관계, 균형 외교, 지방자치분권 등에 대한 안 지사의 주장은 당위성에 그치는 면이 크다. 더구나 경제 정책으로 가면 아예 노태우정권부터 박근혜정권까지 추진했던 경제정책을 계승하겠다며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변화를 맞아 우리나라의 미래를 뒤바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국가 지도자로서는 다소 안이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의 경제정책 공약에 따라 지원의 배분과 집중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기업과 근로자들의 희비가 크게 갈린다. 전 정권들의 경제정책을 모두 이어받겠다는 안 지사의 말은 경제정책 비전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시대에 대한 비전보다는 안 지사의 젊은 나이와 외모, 소통 방식 등 외형적인 요소가 강조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능숙하게 소통하고 젊고 세련된 외모가 주 화제가 된다.

안 지사가 내세우는 '민주당의 적자' 역시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아우르는 야권통합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지난해 총선에서도 반복돼 온 레파토리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서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진영을 초월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충남지사라는 위치가 가지는 한계 때문인지, 안 지사가 '시대교체'에 대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검증받을 기회가 적었다는 아쉬움도 지적된다. 안 지사가 김대중과 노무현을 계승하는 '민주당 적자'로서 야권 분열을 막을 수 있었을지, 젊은 리더십으로 정당 정치와 의회 정치, 나아가 대통령 탄핵에까지 이른 우리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을지, 구호가 아닌 행동은 무엇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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