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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의 외통수]국방부의 시계는 돈다?

[the300]'와일드캣'에 대한 단상...전력화가 못 미더운 이유

편집자주  |  외통수는 외교통일의 한 수를 줄인 말입니다. 외교·통일·안보 현안을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해 문제점을 집어내는 노력을 해보겠다는 의미입니다. 공정한 시각이 라는 이름의 편향성을 지양하고, 외교·통일안보·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 제 주관에 따 라 형식의 구애 없이 할 말 다해보려고 합니다.
오세중 정치부 기자.

"야! 이등병. 제대날이 오냐? (마음 속으로)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도니까 언젠가는 제대할 날이 오겠지!"

95년 7월 군번, 이름보다 번호로 불려지는 훈련병. 폭염 속 잊혀지지 않는 53번 번호를 부여받고 이른바 '뺑뺑이'(호된 군대 훈련)를 돌았다. 훈련병들에게나, 자대배치를 받은 이등병에게나 유일한 희망은 언젠가는 제대한다는 것. 그럴 때마다 많은 장병들이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말을 되뇌였을 거다. 제대날을 손꼽는 장병들에게 이 말만큼 와닿는 표현은 없다. 고통만 존재하는 곳은 아니지만 제대날을 기다리는 심정만큼 애타는 게 또 있을까.

 

그러나 많은 장병들의 희망이었던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이 명제가 다른 곳에선 절망으로 들린다. 끝없는 방산비리 의혹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국방부인데 시계는 계속 돌아가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1일 '와일드캣'(AW-159)으로 불리는 신형 해상작전헬기 4대가 첫 작전배치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잠수함 킬러'역할을 하는 '와일드캣'의 도입으로 대잠수함작전 능력치가 높아졌다는 게 홍보 골자다. 하지만 '와일드캣'이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적잖다.

 

5년전으로 거슬러가보자. 2012년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와일드캣' 도입을 위해 작전요구 성능 조작을 지시했다. 군 안팎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시 '와일드캣'은 생산국인 영국에서 조차 해상작전용으로 사용한 적 없다. 작전헬기로 시제품조차 개발된 적이 없어 모의 시험평가 등 실물 평가도 불가능했다. 해상작전 요구 성능 충족 여부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 입찰경쟁 자체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최 전 의장은 당시  "문제없이 (시험평가 서류를) 통과시키라'고 지시했고 몇 차례의 허위문서 작성을 통해 '와일드캣'을 최종모델로 선정했다. 그 주변에서 일어났던 뇌물 등의 잡음은 오히려 소소할 정도였다. 이런 ‘비리’에도 불구, 도입 사업은 마무리된 셈이다. 군 당국이 이처럼 비리와 무관하게 ‘안하무인’격으로 추진한 사업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최근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도입 사업을 담당하던 부사관이 특정 업체에 입찰 정보를 흘려서 군 검찰에 구속된 경우도 있다. 군 당국은 비리가 확인된 특정 업체와 검찰 결과와 상관없이 계약을 맺었다. 제품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둘러댔지만 성능시험조차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지키는 방위산업의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도 비리가 연루된 무기체계가 아무렇지 않은 듯 추진되고 전력화돼 실전배치까지 이른다.

 

최근 한 군 관계자는 "미군의 절대적 우위를 무시할 수 없다. 아직은 자주국방을 할 시기가 아니다"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방산비리에 수수방관하는 군 당국이, 매년 예산 40조원 이상을 쓰면서 이런 말을 당당히 하는 것을 보면 허탈감만 든다. 순간 과거 어떤 대통령의 말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일갈이 환청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방산비리가 생겼을 때는 잠시 국방부 시계는 멈추는 게 맞다. 그래도 사병들을 위한 시계와는 별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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