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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며 성장한 이재명, '사이다' 정치인의 명암

[the300][대선주자사용설명서-③키워드]변방장수·直情徑行

해당 기사는 2017-02-0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행진한 시민들이 이재명 성남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12.2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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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일 촛불집회가 한참이던 광화문 인근. 이재명 성남시장은 늦은 끼니를 때우기 위해 내자동 한 카페에 들어갔다. 조각케익과 커피 한잔으로 한숨 돌린 것도 잠깐. 창밖을 지나던 촛불시민들이 그를 알아보고 '이재명'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멋쩍게 웃던 이 시장은 결국 거리로 나와 40여분에 걸쳐 즉흥 연설에 나섰다.

대선 주자 이재명은 촛불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했던 촛불정국에서 이 시장은 정치인 가운데는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이후 고비고비마다 국민의 분노를 대신하며 '사이다' 정치인으로 자리잡았다. 대선주자 지지율 3위도 이때 굳혔다.

이 시장의 별명 가운데 하나가 '변방장수'다. 경기 성남이라는 '변방' 이미지에 싸우며 몸집을 키우는 '장수' 이미지가 겹쳤다. 전대미문의 촛불정국에서 그가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도 '변방장수'로 승전보를 쌓으며 다진 내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직선적인 언행으로 불안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싸우며 커온 정치인 이재명

그의 성남시장 재임 기간은 중앙정부와 싸움의 연속이었다. 청년배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정부는 조정교부세를 폐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조정교부세는 재정이 튼튼해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는 성남시 등 6개 지자체에 대해 정부가 예산 보조를 해주는 제도다. 이 시장은 광화문 정부 청사 앞에서 단식을 해야 했다.

그가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종북몰이와의 싸움도 끊이지 않았다. 이 시장은 자신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는 보수 논객들을 향해 소송을 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성남시가 일거리를 준 청소용역회사에 옛 통합진보당 당원이 2명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까지 받기도 했다.

국정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시장은 국정원이 2014년 성남시 인사와 관급공사 수의게약 내역, 버스 면허 등에 대해 불법 사찰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아직까지 소송도 진행 중이다. 종편과의 싸움도 있다. 그는 연초 한 종편이 셋째형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검증을 빙자한 조작과 왜곡, 음해"라며 "반드시 폐간시킬 것"이라고 SNS에 쓰기도 했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싸움은 그의 체급을 키우는 것에 일조해 왔다. 이 시장은 최근 출간한 '이재명, 대한민국을 혁명하라'에서 "청소용역 종북몰이 수사는 나를 갤럽 여론조사에서 1% 지지율을 가진 대선후보로 등록하게 만들어 줬다"고 쓴 바 있다. 갤럽은 매월 예비조사를 실시, 여야 각 4명의 정치인을 선정해 지지율 조사를 하고 있다.

◇'직정경행', 사이다 정치인의 명암

박찬종 변호사는 얼마전 한 종편에 출연해 "이재명 이 사람에게는 직정경행(直情徑行) 하는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낸다는 것이다. 촛불정국에서 머뭇거린 다른 정치인과 달리 처음부터 박 대통령 하야를 주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성향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청년배당에 대해 "청년의 마음을 돈으로 사겠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자 SNS를 통해 "청년세대를 취약계층으로 만든 책임은 못느끼냐"고 되받아친 것이나 "국민은 공짜 복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지적에 대해 "국민이 낸 세금 열심히 아껴서 다시 돌려주는 게 왜 공짭니까"라고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성격이 국민들의 마음과 함께할때는 '사이다'가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일본 NHK 기자에게 "일본은 여전히 적성국"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힌 것에 대한 찬반 논란이 그렇다.

또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 비율을 높히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미군 철수를 각오하고 대비해야한다"고 주장한 것도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건드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확하게는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미국이 심각한 손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었다"며 "뒷부분이 (보도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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