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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리포트]전기·생활용품 안전법 아우성

[the300]종합

KC통합이 낳은 전안법, 어떻게 태어났나

26일 저녁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6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다양한 푸드트럭과 문화공연이 어울어지는 2016서울도깨비야시장은 10월29일가지 매주 금, 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19시부터 24시까지 열린다. 2016.6.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논란이 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은 언제, 어떻게 태동됐을까. 전안법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KC(한국인증) 마크, 이른바 '국가통합인증마크’를 알아야 한다. 정부는 2009년 7월부터 '검'(가스 및 계량기점검), '안'(보호구 안전인증) 처럼 예전엔 친숙했던 많은 인증마크를 하나로 모으기 시작한다. EU(유럽연합)의 CE마크나 일본의 PS마크, 중국의 CCC마크의 한국 버전인 셈이다. 

마크 통합은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관계법령이었다. 인증이 여러 개다 보니 개별 인증을 관리하는 법도 나눠져 있었다. 전기용품안전관리법, 공산품안전관리법, 어린이제품안전관리법 등이 KC마크를 관리하는 법들이다. 인증 마크를 합치다보니 자연스레 관리법령도 묶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안의 화제가 된 ‘전안법’은 전기용품법과 공산품법을 묶어 태어났다. 통합 입법이 시작된 것은 2014년 중반이다. 품목이 다를 뿐 같은 인증을 다룬다고 했지만 법마다 용어가 제각각이었다. 인증 과정과 절차도 달랐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공정심사 단계나 용어가 크게 달라 현장에서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전기용품법은 심사 과정이 '안전인증-안전확인-공급자적합성확인' 등 3단계지만 공산품법은 '안전인증-자율안전확인-안전품질표시'로 단계별 내용이 달랐다. 같은 인증을 부여하면서도 저마다의 법에 따라 다른 심사과정을 밟아야 했다. 전안법은 이를 하나로 통합하고 제조업자가 국가 안전기준을 스스로 확인해 KC표시를 하도록 정했다. 

전안법 입법 작업은 별 차질 없이 진행됐다. 2015년 8월에 정부입법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그해 마지막날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전안법의 핵심은 제품을 생산할 때 KC인증을 보유하도록 하고 인터넷으로 판매할 경우에는 판매홈페이지 등에 KC마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생활용품 공급자적합성이 확인된 증명서류 비치 의무화' 조항과 '인터넷 판매제품의 인터넷상 KC마크 표시 의무화' 조항이 그 내용이다. 

일부 반발이 존재했지만 정부는 원칙론으로 맞섰다. 이미 KC 인증이 의무화된 사안인 만큼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으라는 요구가 무리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였다. 정부 관계자는 "KC인증이 없는 제품은 지금도 유통시키면 안 된다"며 "원칙적인 취지를 살려 법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준비 기간을 고려, 시행시기를 1년 늦춘 2017년 1월28일로 했다. 

하지만 시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반발이 다시 거세졌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쯤 대책 마련에 착수했고 시행시기를 1년 더 유예해 2018년 1월1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소비자 부담주는 전안법에 뿔났다"…앵그리맘 '발끈'


전기용품및생활용품안전관리법(전안법) 시행이 논란이 된 것은 의류업종 영세소상공인들의 비용 부담 증가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품종을 소량으로 만들어 파는 상황에서 종류별로 KC(한국인증)를 강제하는 전안법의 시행은 사업주 부담,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공산품인 가전제품에는 KC인증을 강제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이미 KC인증이 없는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수천·수만벌을 한번에 찍어내는 대형 의류브랜드업체에도 역시 문제가 없다. 생산량이 많은데다 자체적으로 KC인증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영세 디자이너들이나 이른바 동대문시장을 바탕으로 형성된 인터넷쇼핑몰 시장에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인들은 상품 종류별로 약 20만~30만원의 인증비용을 지출하다보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그렇다고 인증을 안 받았다가 적발되면 과태료만 500만원이다.

 

병행수입업계도 반발의 주체다. 전안법은 생활용품 공급자적합성이 확인된 증명서류를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계약을 하면서 이 서류를 받아서 보유만 하면 된다. 하지만 병행수입업자들은 이 서류를 확보할 수 없다. 몇 개 되지 않는 수입물량을 위해 인증을 따로 받아야 하는데 역시 비용부담이다.

 

소규모 인터넷 판매업자들과 병행수입업체들의 비용부담 증가는 결국 소비자판매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대기업 중심으로 의류시장이 쏠린다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제품 안전성이 높아진다는 법의 원래 취지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수의 소비자들이 법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평소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전업주부 양 모 씨는 "원가가 올라가면 소매가격이 올라갈테고, 패션산업의 큰 축인 동대문 의류시장같은 곳은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은 살리고 소상공인은 죽으라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막전막후속기록]KC마크 의무화 반발, 정부도 국회도 놓쳤다

2016년 12월 21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서 관계자들이 리콜 명령을 받은 전기매트, 온열팩 등 겨울철 전열기구를 살펴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스토브와 전기매트 등 18개 품목에 대한 안전성 조사결과 52개 제품이 안전기준에 부적합해 해당제품을 수거·교환을 하도록 리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2016.12.21/뉴스1

24일 논란이 된 ‘전안법’의 취지를 문제삼기는 어렵다. 불량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막고 인터넷 쇼핑몰이 부적합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게 법의 취지다. 정부에 따르면 지금도 KC인증이 없는 제품을 유통시키면 안 된다. 이 규정을 명확히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국회 논의 과정도 그랬다. 법안 심사의 대부분이 소비자 보호에 맞춰졌다.


상대적으로 제조자나 수입유통사, 인터넷 쇼핑몰 등의 반발은 간과했다. 시행시기를 1년 정도 유예하는 수준이면 될 것으로 봤다. 비용 발생과 부담 증가와 전가 등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는 얘기다.

  

2015년11월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법안소위.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취지'에 비춰 대체로 개정이 타당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정부 측 ▶국회 측)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것 여론 수렴은 어떻게 했어요, 업체들에 대한 수렴은?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 저희들이 이 법을 통합법으로 하면서 공청회라든가 절차에 따른 청문회 같은 것들을 다 거쳤습니다, 설명회도 하고.

▶홍영표 소위원장(민주당)= 이 법안은 어차피, 기존의 업체가 여기에 그렇게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는(받는) 건 아니고 오히려 간명하게 법을 정리하는 것으로 그렇게 해석이 됩니다.

 

국회에 따르면 2015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 그해 12월 통과한 이 법은 △안전인증을 받은 전기용품 등에 대한 확인검사를 종류는 줄이고 주기는 늘려 공급자 부담을 경감하고 △인터넷 판매업자는 제품 안전정보를 게시, 소비자가 제품안전정보를 보다 잘 알 수 있게 했다. 정부는 자신에 넘쳤다. 불량제품 신고와 리콜을 줄여 소비자보호를 기할 수 있다고 봤다.

 

▷이승우 국장= 저희들이 조사를 해 보니까 온라인 쇼핑몰상에서 불법유통제품의 약 한 45% 정도가 불법․불량제품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떤 걸러주는 장치가 좀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입니다.

▶백재현 의원 = 인터넷 판매라는 게 실물을 보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사는 거기 때문에 좀 강하게 규제로 해야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사 놓고서 문제 있다고 클레임 걸고 하는 것들이 비일비재하잖아요. 이 정도 만들면 100% 잘 되겠다, 이런 내용들이 다 채워졌다고 보여지는가요?

▷이승우 국장= 이 정도로 하게 되면 최대한 그런 부분들 제한할 수 있다는 그런 판단입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병완 위원장이 2016년도 국정감사결과 보고서와 국정감사 결과에 따른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가결시키고 있다. 2017.1.12/뉴스1


한편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에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데 따른 우려도 있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챙겼다. 매년 안전검사를 하던 전기용품을 생활용품과 함께 묶으면서 2년 주기로 검사를 줄이면 도리어 전기안전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단 지적이었다.

 

▶홍익표 의원= 이것 전기용품하고 생활용품이지요, 공산품이 아니라? 그렇지요?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예.

▶홍익표 의원= 생활용품하고 굳이 같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요? 전기용품은 그냥 하던 대로 매년 1회하고 생활용품은 2년에 1회 이렇게 해놓으면 문제가 되나요?

▷이승우 국장= 제품의 형태가 틀리지만 안전인증을 하는 절차, 용어 이런 것들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법률을 따로 운영했을 경우에는 한 법에서 어떤 개정이 이루어졌을 경우 품공법(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도 또 개정을 해야 되기도 하고요. 기업 입장에서도 안전인증이라는 개념 자체를 통일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홍익표 의원= 아니, 그런데 대상이 다르잖아요. 전기용품하고 생활용품 대상이 다른 거기 때문에. 기존의 전기용품 같은 경우 안전에 위험도가 있기 때문에 매년 1회로 했는데 이게 생활용품으로 같이 묶는다고 2년에 1번으로 완화하면 그에 따른 안전 관리의 취약성에 더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우려도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이처럼 KC마크 의무화가 가져올 파장에 대한 언급이나 지적은 없었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시기가 다가오자 고민에 빠졌고 결국 시행을 1년 더 늦추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저귀 해외직구에 과태료 무나요?" '전안법' 진실 or 오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이하 '전안법')'이 24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거래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앞으로의 소비 생활에 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엔 물건을 구입하는 방식이 국내 유통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 소비자간의 중고거래나 소규모 오픈마켓 등을 통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안법이 시행되면 유통되는 의류 등 생활물품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비난뿐 아니라 국내 유통사업자를 통하지 않는 이같은 소비 방법은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뿐 아니라 소규모 영세사업자들 사이에서도 인증 비용 부담과 그동안의 유통 방식이 법에 위배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제기되는 논란의 사실 여부를 KC인증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물어 재검토했다.

 

-G마켓·11번가 등 인터넷 오픈마켓 쇼핑몰을 통해 티셔츠를 유통하는 사업자다. 제 제품을 유통하는 쇼핑몰 사이트에서 공문을 받았다. '오는 28일 전안법 시행에 따라 안전 인증과 안전 확인, 공급자적합성 확인 등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티셔츠 한장 인증 가격이 최소 70만원이고 각 색깔별로 인증해야 한다던데 사실인가.

 

▶ 당초 28일 시행 예정이었지만 유예기간을 1년 더 둘 방침이다. 내년(2018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KC 인증이 보편화 돼 있는 전기용품의 경우 품목당 인증 비용이 50만~100만원 수준이다. 전안법에 따라 새로이 인증 대상이 될 의류·신발 등 생활용품의 경우 이보다는 낮은 품목당 20만~30만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미 법에 따라 생활용품은 자체 또는 외부 시험기관을 통해 안전기준 준수여부를 확대해야 한다. 사업자 부담이 확대된다고 볼 수 없다.

 

- 온라인을 통해 소규모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있는 해외 소품과 의류·신발 등을 구매 대행해서 팔고 있다. 해외 구매 대행도 전안법 대상인가.

 

▶ 해외 구매 대행이라는 유통 방식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어느 나라에서도 안전기준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해외 구매 대행할 경우에는 사업자가 새로 국내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안법 위반이 된다. 안전성을 확인한 수입제품을 유통하면 국내업자의 추가 인증 부담은 없다.

 

- 생후 8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엄마다. 한국에서 기저귀를 구하는 것보다 외국산 기저귀를 해외로 직구하는 것이 더 싸서 항상 해외 직구를 해서 사용하고 있다. 해외 직구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게 맞나.

 

▶ 개인 소비자가 해외 직구 방식으로 물건을 들여오는 것은 전안법과 전혀 관계가 없다. 시중에 유통되는 물건 자체가 안전한지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것이 전안법의 취지다.

 

- 3세 아들과 5세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아이들이 쓰던 물품을 중고로 팔고 다른 아이가 쓰던 물건을 중고로 사오곤 한다. 중고거래 사이트를 보니 전안법이 시행되면 중고거래도 불법이라고 하던데.

 

▶ 개인 소비자의 해외 직구처럼 소비자간 중고 거래도 불법은 아니다. 다만 중고 거래 대상 물품에 KC 인증 마크 등이 없을 경우는 전안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한 온라인 오픈마켓 사이트에서 판매자에게 보낸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시행 관련 공지사항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중고나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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