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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마선언 이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아래)과 안 지사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흑백사진 속에는 두 사람의 친근한 모습이 담겼다. /사진=문 전 대표, 안 지사 페이스북 |
# "One Team! 언제나 동지입니다. 후보가 누구든, 우리는 이깁니다." 지난 22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선언식이 끝난 직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식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촛불을 밝힐 불을 나누는 듯 한 느낌의 ‘흑백 사진’도 배경으로 올렸다. 안 지사도 비슷한 흑백 사진으로 화답했다. “넉넉한 덕담에 존경의 인사를 올립니다”는 답글도 썼다. 두 사람의 덕담에 누리꾼들은 "아름다운 경선이 기대된다"며 환영했다. 한때 '문재인 쉴드치러 나왔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기도 할 정도로 상호 호의적으로 비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날 안 지사의 "지려고 링 위에 오르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페어플레이'라는 새 라운드에 돌입했다.
# 문재인과 안희정, 두 사람 모두 참여정부 출범의 일등 공신이었다. 문재인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합동법률사무소를 차리고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한 오랜 동지였다. 정치인 노무현이 있기 전부터 함께 해 온, 노무현의 오랜 친구였다. 반면 안희정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정계를 떠나 고려대 철학과에 복학해 다니던 중 제14대 총선에서 낙선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일하며 '좌희정 우광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노무현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노무현의 당선 이후 문재인과 안희정, 두 사람의 운명은 갈렸다. 문재인은 참여정부에서 거절 끝에 비서실장직을 수용하며 노무현을 도왔다. 반면 안희정은 2002년 대선과정에서 기업으로부터 불법자금 65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으면서 참여정부에서 어떤 역할도 할 수 없었다.
# 두 사람을 지지하는 국민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유사한 편이다. 이들은 차기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표되는 적폐를 청산하고,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책을 바로잡기를 바란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그리고 '한국의 오바마'로 불리며 온건 보수층의 마음까지 흔들고 있는 안희정 둘 중 누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든 상관없이 표를 한 쪽으로 몰아줄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디스'를 한다면, 경선의 흥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지지자들의 마음은 상한다. 정치 혐오 현상으로 이어져 투표율을 낮출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치판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훈훈한 페어플레이가 '이유있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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