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당내 충청계 '반기문 행보'에 강한 견제구

연일 강력한 당 개혁안을 내놓고 있는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계파가 하나 또 생겼다"고 지적하고 "좌장은 징계대상"이라고 압박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염두에 두고 행보를 조율하고 있는 당내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강한 견제구다.

인 위원장은 23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당이 추진 중인 인적청산은 사람이 목표가 아닌 고질적 계파청산이 목표인 만큼 목표에는 충분한 징계였다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우리 당에서 무슨 계파다 거기 좌장이다 하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엊그제 언론에 보니 무슨 계파가 하나 또 생겼더라"며 "누가 좌장격이라는 말도 언론에서 봤는데, 그러면 또 징계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를 만들고 거기 좌장으로 앉는 순간, 좌장으로 불리는 순간 또 징계대상이라는 점을 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구체적인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반 전 총장의 대권행보와 시계를 맞추고 있는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견제구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좌장 격인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설 연휴 후 합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충청권 의원들은 별도 회동하는 등 보폭을 조율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지난 18일 충청권 의원들의 오찬회동에 정우택 원내대표와 함께 참석하는 등 사전에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행보를 해 왔다. 이날 회동에는 당내 거의 모든 충청권 출신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인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반 전 총장의 이름조차 언급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인적쇄신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도 책임질 사람들이 남아있고,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죄가 없어서 징계를 안 하는게 아니라 화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징계하지 않는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해 재차 강하게 압박했다.

인 위원장의 발언은 당의 추가 분열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 당내 중진은 "대안인 반 전 총장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도 머리가 복잡할 것"이라며 "인 위원장이 이를 알고 다잡기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인 위원장의 강경한 압박이 오히려 탈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초선은 "이미 탈당을 결심한 의원들에게는 인 위원장의 징계 언급이 오히려 빨리 나가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전날 발표한 경제정책 혁신안에 대해서는 "당 공식기구에서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한 우리 당의 당론"이라며 "당이 실천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 중이며 로드맵을 작성해서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준조세 방지를 위한 이른바 기업판 김영란법 입법을 포함한 진보적 성격의 경제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대기업의 기술뺏기 등 갑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하는 내용과 골목상권 보호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불공정관행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기업분할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인 위원장은 "이는 우리 당이 잘못한 것에 대한 국민들에 대한 반성의 말씀"이라며 "반성과 다짐 차원에서 드린 말씀이기 때문에 어제 말한 것은 꼭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은 인 위원장의 쇄신작업에 대해 이성을 잃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침몰하는 배에서 저 혼자 탈출한 세월호 선장의 행태와 다름 없는 분들이 쇄신에 대해 기만이나 꼼수라고 저급하게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한 신당효과도 없고 정당 지지율도 최하위를 기록하자 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는 것 같은데 이는 정치의 상식과 정도를 넘어선 구정치의 전형적 나쁜습관"이라며 "과거 저급한 정치와 섬뜩한 언어를 흉내내는 분들의 경박함에 자중을 부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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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당내 충청계 '반기문 행보'에 강한 견제구

[the300]"또 계파 만들면 좌장은 징계" 충청계 세 규합 강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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