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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7.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벼랑끝에 몰린 새누리당이 거의 경제민주화 수준의 경제정책혁신안을 내놨다. 야당 입법 내용을 포함할 정도의 좌클릭 기조를 반영한데 이어 여기에 정치혁신, 정당혁신을 더해 '삼(三)정혁신'을 기조로 모든걸 바꾸는 재창당을 추진키로 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경유착의 상징인 준조세 관행을 막는 '기업판 김영란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기업의 기술뺏기나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강화하고, 불공정이 구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기업분할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칼집에 넣긴 커녕..고삐 죄는 인명진=인 위원장의 혁신이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적청산 대상으로 분류한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대한 중징계 발표가 불과 불과 이틀 전이다. 당 안팎에서는 "한 차례 태풍이 불었으니 다독이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 위원장의 선택은 그러나 강공드라이브였다. 곧바로 높은 수준의 혁신안을 공개하며 개혁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한 당내 중진은 "어려운 시기에 당에 들어와 단기필마로 뛰고 있는 인 위원장이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려 하겠느냐"며 "당분간은 강도 높은 개혁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잔류 의원 중에서도 추가탈당 쪽으로 마음이 기운 의원이 적잖다는 점도 인 위원장의 행보를 더 급하게 하고 있다. 주말을 기점으로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0명의 의원들이 탈당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었다. 공식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당내에서 사실상 탈당 의사를 천명한 의원도 있다.
여기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제3지대 입당 행보와 관련해 10명 안팎의 충청권 의원들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인 위원장으로서는 개혁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서둘러 당내 혼란을 잠재우고 혁신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인적청산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리위는 "인 위원장과는 별개로 움직인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그러면서 "인적청산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언제든 다시 청산의 칼날이 춤출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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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7.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제민주화성 좌클릭…野와 차별화 관건=인 위원장이 공개한 경제정책은 하나같이 야(野)성 짙은 내용들이다. 사실상 경제민주화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핵심인 '정경유착형 준조세 금지법(기업판 김영란법)'은 세금은 아니지만 기업이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인 준조세의 범위가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만큼 폭넓은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편취와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와 규제 강화도 야권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것 들이다. 가맹사업 등에 대한 불공정행위 개선도 현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규제 사각지대를 찾아 빈틈없이 규제하겠다는 발언은 현 정부의 '규제프리' 기조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인 위원장은 특히 "불공정이 구조적으로 시정되지 않을 경우 기업분할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시장의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거다. 실제 정책화된다면 전통적 보수층에서 상당한 혁신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인 위원장은 여기에 각종 정당혁신을 더해 "당의 모든걸 바꾸겠다"고 했다.
김명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당 혁신경제정책의 기조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차별없이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며 "혁신적 경제정책들은 당 정책위와 원내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설계한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법안 추진 과정에서 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과제는 남았다. 대기업 갑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나 공정거래법 상 제재로 기업분할을 전제로 하는 내용은 이미 야당과 일부 야권 대선주자들이 일부 법안에 반영해 발의한 바 있다.
◇비리전력자 공천 철저배제=새누리당은 운영 혁신안도 추가로 밝혔다. 인 위원장은 "비리 전력자는 공천에서 철저하게 배제해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 정책위원회는 '국민정책위원단'을 위촉해 각 분야 국민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은 또 모든 당 기구에 국민공모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인 위원장은 "여성위원회, 장애인위원회, 실버세대위원회 등 모든 당 기구에 국민공모 방식을 도입하고, 당무 운영이 국민에 의해 결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은 또 국회의원들의 회의 출석 현황을 상시 공개하기로 했다. 당 회의에 일부 지도부가 아닌 당협위원장, 청년, 여성, 소상공인 등 당원과 국민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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