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대 오바마' 처럼…文 넘고 간다

[the300]안희정, 대선 출정식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새로운 지도자상 강조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서울 종로구 굿씨어터에서 열린 '전무후무 즉문즉답 출마선언'에서 대선 출마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7.01.22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0여명의 청중들 앞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웃으며 받아치는 여유. 온라인 채팅창을 띄어놓고 즉석에서 혼자 묻고 답하는 새로운 방식. 젊고 세련된 외모.

 

안희정 충남지사의 22일 대선 출마 선언식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5시간 연속 즉문즉답’ 방식의 출정식에 담고자 한 안 전 지사측의 전략은 ‘차별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과 차별화되는 ‘젊은 지도자’, 세련된 소통의 대통령은 기본이다. ‘전무후무’한 형식도 그렇다. 지향점은 오바마의 ‘역전 드라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년전 미국 민주당 경선 때 ‘대세론’의 힐러리 클린턴을 잡은 뒤 대권도 잡았다. 그리고 그 기반은 소통, 젊음 등이었다.

 

◇질문 안 받는 대통령?…'사전각본 없다'

 

출마선언을 한 뒤 마이크를 잡은 객석의 관객이 안 지사를 사정없이 몰아붙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변호사 출신 지지지와 안 지사간 즉석 토론이 벌어진다. 안 지사의 답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질문자가 즉각 반박하고 또 답하는 식이다. 점심시간을 겸한 막간 휴식 시간에 "잠깐 질문을 해도 되겠느냐"며 '깜짝 질문'이 나온다. 사전 각본이 있다면 절대 연출되지 않을 장면들이다.

 

질문과 답변, 반박과 재반박, 즉석 토론을 마다않는 안 지사의 모습은 '질문을 받지 않는 대통령'으로 비판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반대에 놓는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가 박 대통령의 불통에서 기인된 것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에 맞춘 콘셉트다.

 

안 지사는 다음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와 이재용 부회장 영장기각 등과 관련해 "우려스럽다"는 비판에 재차, 삼차, 의견을 주고받으며 유연한 태도를 취했다. "5시간이나 되니까 느긋하게 하자"며 민감한 질문도 마다치 않은 여유도 보여줬다.

 

국민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지도자상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다. 안 지사는 여기에 젊고 세련되며 스마트한 이미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했다. 외모에서도 극적인 변화를 나타냈다. 안 지사는 수더분한 도지사 이미지 대신 세련되고 스마트한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외모 재정비'에 나섰다. 당초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에 무심한 편이었으나 최근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역시 안 지사는 셔츠와 넥타이 대신 목이 올라오는 니트 상의를 받쳐입어 활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고 헤어스타일도 이마를 드러내고 한쪽 방향으로 단정히 넘겼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우리도 오바마 같은 멋있고 쿨한 대통령을 갖고 싶다는 이미지에 안 지사가 가장 부합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열린 토크쇼 ‘전무후무 즉문즉답’에서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며 웃음 짓고 있다. 2017.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힐러리 이긴 오바마처럼…문재인과 신경전

 

장장 5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출정식에서 안 지사는 어떤 주제에도 당황하지 않고 준비된 듯 국정 운영 철학과 비전을 능숙하게 풀어냈다.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깊은’ 내공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좋은 구도였다. 또 “너무 피상적이다” “원리원칙만 말한다” 등 안 지사에 대한 비판적 이미지를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안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경쟁에서 멀찌감치 앞서가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경쟁 구도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지난 2009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와 오바마의 대결처럼 '문재인 대세론'과 기득권을 뛰어넘는 도전자 이미지를 보여주면서다.

 

안 지사는 대선 출정식의 일성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것이 시대교체의 시작"이라며 역동적인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했다.

 

새로운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서도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를 세종로 청사로 옮긴다고 하는데 그런 것이 새로운 리더십이 아니다. 문재인 후보가 그것을 대안으로 생각했다면 가장 낮은 차원의 정책"이라며 문 전 대표와 자신을 낡음과 새로움의 구도로 대조시켰다.

 

또 "저는 민주당의 적자이다. 반드시 제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며 문 전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정당의 영역에서만은 문재인도, 이재명도, 박원순도 안희정보다 숭고한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안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우리는 One Team(원팀)! 언제나 동지"라며 환영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후보가 누구든, 우리는 이긴다. 멋진 경선 기대한다"며 "뜨겁게 경쟁하고 뜨겁게 하나되는 멋진 경선을 기대합니다. 당신의 동지,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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