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탄 반기문…"높은 지지율? '변화열망' 때문"

[the300]"세계서 국제문제 다뤄왔다…정치인, 국내문제에 함몰돼선 안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까지 이동하며 시민들을 직접 만났다. 그는 해외에 있으면서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이유로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꼽았다. 그가 국내사정을 잘 모를 것이란 시각에는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파악을 해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공항철도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가용이 아닌 공항철도를 이용한 이유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이 지하철을 탈 기회가 많지 않다"며 "서울에서 올 때마다 공식일정이 있고 사무총장에 준하는 경호를 하다보니 기회가 전혀 없다. 시민으로 돌아와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면 아무래도 다중이 활용하는 전철을 활용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차 타고 서울 들어가면 이런 좋은 시설이 있는지 모른다. 인천공항이 전세계적으로 모범적인 공항"이라며 "시내까지 45분이면 들어가니까 서울역까지 가서 전철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공항철도로 이동하는 도중 편의점에 들러 산 생수를 꺼내며 "우리 사람들이 하도 환영을 하다보니까 목이 하도 말라서 저도 물을 하나 샀다"고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서울행 비행기에서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1월3일 관저에서 나왔는데 8~9일 쉬면서 어떤 일을 할지 한국의 경제,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했다"고 했다. 국내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이유로는 "국민들이 변화를 바라고 희망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공직자로서 이해 상충관계가 있어 정당에 가입한 일이 없는데 정치와 완전히 멀어져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제가 만난 사람들이 다 세계의 정치인들이다. 국제문제의 매크로·마이크로한(미시·거시적) 문제들을 다뤘다. 전세계 주민들이 어떻게 편안하게 풍요롭게 인권을 존중해가며 살 수 있나 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반 전 총장은 특히 자신의 유엔 최대 업적인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언급하며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인류와 지구에 중요한 함의가 있다. 인류 역사상,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제가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 지도자들은 세계 트렌드를 맞추려 노력하는데 정치하시는 분들은 너무 국내문제에 함몰돼있다"고 국내 정치인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최근의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처음엔 경찰하고 마찰이 생기나 우려섞인 눈으로 봤다"며 "백만명이 모였는데 경찰하고 시민의 불상사가 없었다. 성숙된 민주주의의 표현을 외국에서 부럽게 쳐다본다. 저는 사무총장하면서 은연중에 자랑스럽게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을 자신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전부 근거없는 의혹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박연차씨 건은 제가 언론중재위에 제소했고 결과를 보고 법적 조치를 할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나왔는지 난처하고 민망하고 당혹스럽고, 잘 모르는 국민들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국제무대와 현실정치가 다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벌써 느끼고 있다. 다를 수 있다"면서도 "제가 (국내사정을) 세세하게는 모르겠지만 제가 전세계 일을 다 하고 있다. 언론인들도 제가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를 거다. 한국의 경제나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갖고 파악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치권 4개 정당 중 가장 맞닿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엔 "제가 오늘 도착했는데 언론을 통해 본 것 말고는 아는 게 없다"며 "국민들이 원하시는 게 어떤 건지 지향점은 제가 잘 아는데, 지향점을 지속하는 방법은 지금 말하긴 그렇다"고 즉답을 피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우려해 승용차를 이용하려 했으나 결국 시민들을 만나겠다며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뒤따라온 '반사모(반기문을사랑하는모임)'와 취재진들로 인해 객실이 혼잡을 빚으며 사실상 시민들과의 대화는 오가지 못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 시민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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