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신경 안쓴다"는 文, '충청 쟁탈전'은 불가피

[the300]潘 귀국에도 흔들림없이 '대세론' 굳히기…충청 주도권 확보는 고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오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을 찾아 위령탑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2017.1.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강력한 대권 경쟁자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귀국에도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반기문 보다 준비된 대통령 후보'의 모습을 확고히 하는데 주력할 태세다. 다만 대선의 열쇠를 쥔 충청에서 반 전 총장의 우세를 뛰어넘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지가 변수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문 전 대표측은 다음주쯤 일자리 창출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국방·안보·사회·경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1주일에 한 번 꼴로 비전 및 공약을 공개하며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보여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달 중 대담집 형식의 책을 출간할 계획도 세웠다. '최순실 게이트' 전후로 벌어진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 국가 대개조에 대한 비전을 총망라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책이 발간되면 북콘서트 형식을 통해 직접 시민들을 만나며 자신의 집권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대권 경쟁자인 반 전 총장의 귀국이 예정돼 있지만, 문 전 대표측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 전 총장 친인척들의 뇌물 혐의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 높지만, 문 전 대표는 직접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갖추며 지지율 1위로 치고 나온 기세를 이어가는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개혁에 대한 비전을 준비하고 발표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을 의식한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에 대해 완전히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적극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으면서도, 반 전 총장 보다 정치적·정책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대세론'을 공고히 할 것이 유력하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뒷조사도 많이 당했지만, 털어도 털어도 먼지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도덕적 우위를 설파하기도 했다. 각종 의혹에 시달리는 반 전 총장과 달리 도덕적으로 검증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외이사 조차도 한 번 해본 적 없고, 참여정부 기간 동안 아예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이 충청지역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표는 충청권에 대해 "대선의 승부를 좌우하는 곳"이라고 밝혔었다.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2012년 대선에서 충청에서 패배해 승리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문 전 대표는 충청에서 확실한 지지를 아직 못받고 있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의 1월2주차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전국 지지율은 전주 대비 1.1%포인트 올라 27.9%를 보여 반 전 총장(20.3%)에 크게 앞섰지만, 충청권에서는 20.6%로 반 전 총장(27.7%)에 뒤졌다. 호남에서 '반문(反文)정서'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충청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   

문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의 귀국 전날에 충청권을 순회한 것을 두고 '반기문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문 전 대표는 11일 천안·청주를 방문해 세몰이에 나섰었다. 세종시 국회 분원의 필요성 등 지역현안을 언급했고, 천안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묘소를 참배했다. 문 전 대표는 한·일 위안부 협상의 무효를 주장하고 있지만, 반 전 총장은 위안부 합의를 "용단"이라고 평가해 비판을 들었던 바 있다.

충청의 지지를 원하는 문 전 대표 입장에서 중요한 변수는 당내 경선 과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충북과 충남의 분위기는 다른데, 반 전 총장은 충북쪽 민심을 얻는 상황이다. 충남의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를 보유한 우리당에 강점이 있다"며 "문 전 대표가 됐든, 안 지사가 됐든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인사가 충청 지역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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