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존재만 간신히 인정…법적 책임은 끝까지 '모르쇠'

[the300]또 다시 미궁속 '세월호 7시간' 양심선언 없었다…"朴대통령 퇴임후 재단 올것" 증언도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7차 청문회에 참석한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같은 답변을 반복하자 눈을 감고 있다. 2017.01.09./사진=뉴시스

조윤선 문화체육부장관이 9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인지한 시점과 '블랙리스트' 작성·시행·삭제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질의했지만 조 장관은 "올해 초에 보고받았을 뿐"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 열쇠로 주목받았던 구순성 대통령 경호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휴무로 근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순실 국조특위'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 32명을 국회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의결했다. 

◇'블랙리스트' 겨우 인정…법적 책임 따른 의혹은 '모르쇠' 일관

조윤선 장관은 이날 '최순실 국조특위' 7차 청문회에서 "문화예술인의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간 "블랙리스트를 본적도, 작성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지만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거듭된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한 질의에 마지못해 이같이 대답했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대해 언제 보고를 받았냐는 물음에는 "직원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것은 올해 초에 확정적으로 보고를 받았다"라며 "담당 국장으로부터 '그 직원이 확정적으로 작성했다', '그것이 여러가지 업무 협의의 축적된 결과'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보고를 한 국장은 우상일 예술국장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그러나 국가적 논란이 된 '블랙리스트' 의혹을 파악한 우 국장이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박사학위 지도교수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김 전 차관은 최순실과 매일 회의를 한 인물"이라며 "김 전 차관의 심복에게 블랙리스트 조사를 시켜서 보고 받은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또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업무보고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인사들에게 지원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개략적으로 보고를 받기는 했지만 '리스트'에 대해서는 보고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업무보고를 한 문화부 실장들도 리스트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라고 답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 직후 실무자들이 블랙리스트에 대한 현황보고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장관은 "당시 문화부 직원들이 9000명, 1만명의 청와대 리스트를 받은 적 없다고 했다"며 "만약 있었다면 작동했는지 점검하자고 해서 점검했지만 그 리스트 중 770여명이 지원받은걸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7차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2017.1.9/사진=뉴스1

◇또 다시 미궁빠진 '세월호 7시간' 양심선언 없었다

박 대통령을 2012년부터 경호하고 청와대 관저팀에서 근무한 구순성 대통령 경호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휴무였다"며 "양심선언을 한다는 말을 한적도 없고 제보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구 행정관은 당초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증언하겠다는 의사가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안민석 의원이 주장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구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관저 밖으로 몇 번 나왔는지 동료 근무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았냐"는 안 의원의 질의에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 행정관은 이어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외에 보안손님으로 관저에 온 사람은 누구도 보지 못했다"며 "여자 간호사가 동행했는데 직원 출입통로에서 봤다"고 밝혔다. 

국조특위는 한 시사 프로그램이 공개한 '청와대 비밀노트'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박건찬 경찰청 경비국장을 참고인으로 의결했지만 박 경비국장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비밀노트'에는 박 국장이 청와대 근무당시 '비선실세' 최순실이 이른바 '프리패스'를 막은 101경비단장을 교체할 것을 지시한 듯한 내용이 담겨져 있어 주목을 받았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최순실이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추씨! 메리크리스마스 성탄절 잘보내시고 새해엔 꼭 시집가세요 최순실'이라고 쓰여진 크리스마스 카드 내용을 공개하며 윤 전 행정관이 헌법재판소에서 최순실을 모른다고 대답한 것이 위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윤 행정관의 개인 휴대전화에 최순실딸과 정유연 이름으로 번호가 입력돼 있는데 검찰 수사에서 이것을(크리스마스 카드와 휴대전화) 내미니까 그제서야 '박근혜 대통령에게 누가 될까봐 최순실을 의상실에서 첨봤다고 했다'고 했다"며 "그래놓고는 헌재에선 뻔뻔하게 증언 바꿨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임기 후 재단으로 올 것 예상했다"

박 대통령이 임기 종료후 재단으로 올 것으로 예상했다는 증언도 재차 나왔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이날 "최순실씨가 직원들의 이력서를 받으면서 '검증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어야 들어간다'고 했다"며 "직원 검증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올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부장은 "이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합해 통합해 박 대통령이 운영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미르재단은 최씨 소유의 플레이그라운드가, K스포츠재단은 최씨 소유의 더블루K가 각각 지배하고 있었고 두 재단이 2016년 합병해 하나의 재단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재단은 최씨가 운영하는 재단이었다"며 "최씨가 통합재단의 이사장으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박 대통령 퇴임 이후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에게 넘길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는 "정유라씨는 운동선수로서의 자질은 전혀 없었다"며 "몸 관리, 개인적 트레이닝보다는 여가 시간 등을 더 많이 즐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7.1.9/사진=뉴스1

특위는 청문회에 불출석하거나 동행명령장에 응하지 않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 32명을 국회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의결했다.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과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 윤전추 행정관, 이영선 행정관, 조여옥 전 경호실 간호장교 등도 포함됐다. 

박원오 전 승마 국가대표팀 감독,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 관계자들과 우 전 수석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도 대상에 올랐다. 이번 의결로 국회모욕 혐의로 검찰된 고발한 증인은 모두 35명으로 늘어났다.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이화여대 관계자 3명 역시 위증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청문회에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도 의결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의결 직후 "증인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진정으로 국민에게 드리는 선물이니까 선물을 받으시겠습니까"라고 정 이사장에게 물었고 정 이사장은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후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사퇴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선물로 주신 게 권고니까 심각하게 고려를 해서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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