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법 토론회 "감사위원 분리선출·집중투표는 과잉규제"

[the300]"대주주 과도하게 침해"-'재벌개혁' 여야 입법과제로 주목

그래픽=머니투데이
대주주 경영권 견제 조치를 강화하는 야당의 상법 개정안이 과도한 규제라는 법학자들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주주총회 이사 선임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감사위원을 일반 이사와 분리선출하면 대주주 경영권이 지나치게 침해받는다는 것이다. 9일 새누리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다.

다만 법개정 대부분에 반대하는 상법 전문가들도 다중대표소송의 경우 100% 모자회사 관계에는 도입 가능성을 비치는 등 일부 조항에 야당과 조율 가능성도 보였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상법 개정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등이 제출한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대표소송제도 개선 △일반이사-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강화 △전자투표제 의무화 △사외이사 선임제한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강력한 경제민주화 조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일부라도 개정·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대주주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문제 삼았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야당의 개정안은 일괄 선출한 이사 중 감사위원을 정하는 현재 방식과 달리 감사위원과 일반 이사를 각각 선출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이사선임시 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 특정 이사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결합하면 소액주주가 원하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게 반대론의 핵심이다. 기존 경영진에 반대하는 헤지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기업이 피해를 입고, 이것이 결국 소액·소수 주주의 피해가 된다는 논리다.

발제에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K와 소버린, 삼성물산과 엘리엇 등 펀드의 투자가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고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관심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적어도 이사회만큼은 대주주가 결정하는 구조가 기업 성장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우용 상장사협의회 전무도 "내년부터 섀도보팅을 못한다고 전제할 때, 코스피는 주총에서 감사 선임 못하는 회사가 나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그 다음 주총에서도 감사선임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며 "(감사위원 분리 선출시) 가장 피해 보는 것은 소액주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무는 전체 주식수 가운데 의결정족수를 정하는 현재 규정이 정족수 부족에 따른 감사 선출 무산을 불러올 수 있다며 출석 주식수를 기준으로 정족수를 정하도록 법을 고쳐달라고 요구했다.

다중대표소송제, 전자투표제 의무화도 개정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내고자 하면 다중대표소송이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주주보다 적은 지분비율을 갖고 대표소송을 낼 수 있게 한 것이 주주 평등권을 해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가 후진적이어서 오히려 헤지펀드의 공격을 자초한다는 개정 찬성론도 있다. 김상조 한성대 사회과학대학 교수는 다중대표소송의 경우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가진 모회사 주주에게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둘 중 하나만 우선 도입하거나, 3% 의결권 제한을 모든 주주에게 똑같이 '특수관계인 합계 3%'로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일부 조항은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는 "전자투표-서면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는 도입하는 데에는 컨센서스가 있고,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도 의결권 제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논의를 집중하면 비교적 빨리 입법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개정 반대론을 편 최승재 세종대 법학부 교수는 "다중대표소송은 원칙적으로는 100% 모자회사 관계에 도입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손영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100% 자회사 지분을 가진 모회사 주주에게만 이중(다중) 대표소송을 인정하자고 했다. 2013년 정부안은 다중대표소송을 인정할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기준을 50% 이상으로, 현재 채이배 의원안은 30%로 제시하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 지분율 기준을 조정해 다중대표소송을 제한적으로 도입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한편 우리사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거나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문제는 개정안 찬성론 쪽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우리나라 조건에서 주주 이외의 이해관계자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거나 이를 경제 일반법인 상법에 의무규정으로 두기는 어려우므로 장기 논의과제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외에 더불어민주당, 바른신당도 상법 개정을 1~2월 임시국회 처리과제로 보고 있어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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