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너도나도 '비중 축소'…신규 원전 물건너가나

[the300]개혁보수신당도 정강정책에 원전축소 반영, 새누리당 제외한 주요 정당 모두 "원전 축소" 담아

10일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에 자리잡은 신고리 1호기와 신고리 2호기.
각 정당과 주요 대선 주자들이 원자력 발전 비중 축소를 잇달아 공언하면서 원전 정책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당장 지난해 건설 승인이 난 신고리 5,6호기를 비롯해, 2029년까지 짓기로 한 또다른 원전 2기 등의 건설을 놓고 찬반 양론이 불붙을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주도한 ‘바른정당’은 지난 5일 발표한 당의 정강정책에 '원전 비중 축소'를 명시했다. "원전의 추가 건설을 제한하고 현존하는 원전은 안전관리와 투명한 운영에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원전 비중 축소, 특히 추가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읽힌다. 정강정책은 각 당이 지향하는 정책 방향과 기본 정책을 정리한 것으로 세부 정책들은 이 기조를 따른다.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권 정당들은 이미 원전 축소 입장을 정강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류평화를 위한 원전 제로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원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고 했고 국민의당은 "국민안전과 복지, 환경보전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해 핵발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고 적시했다. 진보성향이 더 강한 정의당은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핵발전소 신설을 멈춰,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나아갈 것이다“는 표현을 잠았다.

 

원자력 발전은 경제성과 대기오염이 적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수십년간 우리 전력 발전의 주축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7월 기준 발전설비 현황에 따르면 발전량 순위가 1위 석탄(34.0%)에 근접한 2위(33.0%)였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 이어 지난해 9월 경주 강진 발생으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발전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을 제외한 주요 정당 뿐 아니라 대선 주자들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원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실시한 대선 주자 설문에서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박원순 손학규 오세훈 유승민 김부겸 남경필 원희룡 등 10명 가운데 ‘현 수준 유지’를 밝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뺀 9명이 원전 비중 ‘축소’ 또는 ‘대폭 축소’ 입장을 나타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 원전 정책의 큰 변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국회에서도 정부의 전력종합시책이나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전기설비의 경제성 뿐 아니라 환경, 국민안전 영향까지 고려토록 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당장 야권은 이미 사업 승인이 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 최종 입지도 결정되지 않은 다른 2기의 원전은 건설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 원전은 각각 1500MW(메가와트)규모로 강원도 삼척이나 경북 영덕에 오는 2029년까지 완공하는 것으로 돼 있다.

 

원전 정책 변화는 당장 올해 안에 윤곽이 잡힐 수 있다. 중장기 전력수급 방향이 담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어느 세력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큰 폭의 변화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원자력이 안전하게만 관리된다면 값싸고 오염이 적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급격한 비중 축소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미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신고리 5, 6호기는 현실적으로 중단하기가 어렵다”면서 “우리 전력 정책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 잘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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