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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국회의 탄핵소추로 권한행사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참모들과 송년 인사를 나눴다. 연하장 발송과 신년사를 모두 생략한 박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참모들과 떡국을 곁들인 조찬으로 새해를 열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출석요구서를 전달 받았지만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관저를 찾은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올해 많은 일이 있었다"며 "수고 많았다"고 연말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추운데 어떻게 잘 지내시느냐"며 "저소득층을 비롯해 다들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에 참모들은 박 대통령에게 "한해 동안 수고 많으셨다"며 "건강을 잘 챙기시라"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는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해 박 대통령에게 최근 국회 상황 등을 전했다.

박 대통령과 참모들은 다음달 1일 아침 관저에서 함께 떡국을 나눠 먹으며 새해 인사를 주고 받기로 했다. 앞서 참모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수행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1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군 장병들을 위한 격려 메시지를 발표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로 새해 인사를 주고 받았다. 이후 1월 중 각계각층의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엔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신년 일정을 대부분 대신 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새해에도 헌재의 탄핵심판과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응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청와대 위민관 접견실에서 탄핵심판 대리인단 전원과 처음 만나 헌재 심리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헌재가 제출을 요구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당시 행적에 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각종 의혹들이 사실과 달리 기정사실화돼 안타깝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는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자문을 맡은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헌재로부터 변론기일에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전달 받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이미 박 대통령의 불출석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도 노 전 대통령은 직접 출석하지 않았다. 다음달 3일 첫번째 변론기일에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 변론은 즉시 종결된다. 두번째 변론기일인 다음달 5일에도 박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으면 박 대통령 없이 심리가 진행된다.

한편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오후 각 수석실별로 종무식을 열었다. 한 실장은 수석실별로 종무식 자리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한 실장은 다음달 2일 비서실 전체 직원이 모인 가운데 시무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