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특별법 9부능선 넘어…2000억 규모 기금 조성키로

[the300]환노위 29일 소위·전체회의 잇달아 열고 의결…징벌적 손배는 빠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10월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앞에서 '김앤장 징계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16.10.20/뉴스1
지난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와 원인불명 폐 손상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이후 5년을 기다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특별법이 해를 넘기기 전 9부 능선을 넘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지원하는 구제위원회와 피해자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각종 급여와 수당을 지급하는 한편, 3·4단계 피해자 지원을 위한 분담금도 2000억원 규모로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특별법의 핵심이었던 징벌적 손해배상의 직접 도입이 무산돼 일부의 반발도 예상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9일 환경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제정안(가습기특별법)'을 심의·의결했다.

오랜 기간 피해구제 방안 적용을 기다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적용되는 법안이 상임위원회에서 해를 넘기 전에 처리 된 셈. 다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어 국회 최종 통과와 시행 유예기간 등을 고려하면 빨라야 내년 8월 본격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가습기특별법 통과의 최대 난제였던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문구가 빠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야당은 법안에 가해기업들이 손해액의 10~20배 배상하도록 하는 문구를 넣으려 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후 논의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피해 사항을 고려해 충분히 배상해야 한다'는 문구 수정으로 여야가 합의, 결국 이날 상임위 의결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징벌적 손해배상 문구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요청해 온 시민단체와 피해자 단체 등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문구라는 것이 환노위 입장이지만 배상의 명시적 범위를 법으로 정하지 못하고 그 책임을 법원의 판단으로 넘겼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환경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15명 규모의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유통 정보 제공 명령 △건강피해 인정 및 취소 △특별유족인정 △구제급여 지급 여부 △재심사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피해자들의 지속적인 건강피해 모니터링과 관련 연구 등을 위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센터' 설립 내용도 제정안에 포함됐다.

아울러 정부는 피해자 또는 유족에게 △요양급여 △요양생활수당 △장의비 △간병비 △특별유족조위금 및 특별장의비 △구제급여 조정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

피해자이면서도 폐 섬유화 증상이 없거나 인과관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상 및 치료 지원 등을 받지 못하고 있는 3, 4단계 피해자(전체 피해자 60% 이상)를 위해 가해기업들의 출연으로 조성되는 2000억원 규모의 분담금도 마련된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총 판매량 중 판매량과 피해자들이 사용한 비율에 따라 가해기업들이 낼 각각의 분담금 규모가 결정된다.

한편, 가습기특별법은 제정법이기 때문에 공청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국정조사 등을 통해 충분한 여론 수렴이 이뤄졌다는 위원회 판단으로 공청회를 생략한 채 이날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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