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靑 현장조사 무산…김영재 행적 의혹 '증폭'

현장조사를 위해 청와대를 찾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현장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는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로 사실상 현장조사가 무산됐다"고 말했다.2016.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의 퍼즐을 풀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와대 현장조사가 대통령 경호실의 거부로 무산됐다.

국조특위에서 요구한 자료열람 및 증인출석이 모두 무산되면서 위원들은 빈 손으로 청와대를 떠났다. 청와대 경호실은 '보안손님' 문제는 청와대 비서실 소관이므로 '경호실패'가 아니라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1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는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경호실에서는 회의실을 제공하는 문제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며 "경내에 국조위원들 진입을 일체 허용않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경내에 국조위원의 진입을 일체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며 "현장조사가 대통령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에 의해 무산돼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청와대 경호실 현장조사를 나선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취재진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6.12.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호실, 경내 진입 불허…여야 '비난'

이날 의원들은 4.16 참사 당일을 중심으로 보안손님 기록, 관저출입기록, 제1·제2부속실 출입기록, 세월호 관련 상황보고서, 문자전파기록 등과 함께 청와대 경호수칙 관련된 여러 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 경호실의 반대로 자료열람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은 물론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머리손질을 맡은 미용사도 현장조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청와대 경호실은 국조특위의 자료제출과 열람 요구에 대해 영풍문 내 시설에서 제한적으로 제공하겠다면서 특위의 경내 조사를 막았다. 양측이 논의한 영풍문 내 시설에 취재진 진입은 불허됐고 속기사조차 출입하지 못했다. 국조특위 위원들과 전문위원 3명 등만 참석한 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여야 위원들도 청와대 경호실의 이같은 행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경호실장의 인식은 경호실패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보안손님 문제는 비서실 문제란 인식이 있었는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정조사와 특검에 대해 성역을 분명히 쌓아두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대통령은 특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책동을 서슴지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당 김한정 의원은 "국조특위는 22일 있을 청문회 이후 다시 청와대 현장조사를 재추진해야한다는 데 대부분 공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 뒤 "4·16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안보실 산하 NSC상황실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명확한 수용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시 이뤄질 국정조사에 황 대행의 수용 의사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한 누리꾼이 제게 '최순실과 함께 안가면 청와대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서 씁쓸하다"며 "최순실에게는 문을 열어주고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에게는 문을 닫는 이런 청와대의 존재 이유가 있는지 고민"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 무릎 시술하면서 작성했다는 차트의 사인(위)와 평상시 차트 사인(아래 좌, 우)/사진제공=박영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재 사인 위조 의혹…치료부위·요일·시간 이례적

앞서 진행된 김영재의원 현장조사에서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김영재 원장의 장모 시술 관련 차트가 위조됐다는 의혹이다. 세월호 참사일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된 김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장모 시술에 프로포폴을 썼다고 항변해왔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답에서 "2014년 4월 다른 환자의 차트와 4월16일 김 원장의 장모에 대한 차트의 서명과 필적이 다르다"고 했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사인은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차트 사진을 보면 평상시 김 원장의 사인은 'ㅁ'을 흘려쓰는 반면, 세월호 참사 당일 사인은 비교적 간결한 필체다. 박 의원은 "김영재 원장이 처음에는 (기록을) 간호사가 했다가 나중에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사인은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당초 당일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가 프로포폴 사용 내역이 드러나자 "장모가 갑작스레 무릎이 않좋다고 해 병원에서 시술하고 골프 약속을 갔다"고 입장을 바꿨다. 당일 무릎과 허리 진료 외에도 피부와 두피를 함께 시술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의혹을 키웠다. 무릎과 허리를 시술했다는 이날 진료 차트에 피부와 두피 항목이 함께 체크돼 있는 것이, 장모의 평상시 차트를 끌어다 고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추정이다. 김영재의원에서 프로포폴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는 김 원장이 유일하다.

김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로 제시한 골프 일정이 프로포폴 사용 확인으로 궁지에 몰리자 장모 시술로 위장하려 차트까지 위조했다는 의심이 가능한 셈이다.

이와 함께 특위 위원들은 김영재 원장 장모가 세월호 참사 당일인 수요일 오전 9시에 시술을 받은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총 5건의 시술 기록이 확인됐는데 이중 1건만 오전 11시고, 나머지 4건은 모두 오후 2시에 진료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을 제외하고 김 원장이 대부분 진료를 하지 않은 수요일에 장모의 시술이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 그동안 김영재의원은 수요일 정기 휴진으로 알려져왔지만 김 원장은 수요일 골프약속이 많았음을 인정하면서도 휴진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박 의원은 윤석렬 특검 수사팀장에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고, 검사 2명과 조사관 2명이 뒤늦게 현장에 투입됐다. 김영재의원 측은 영장 없는 자료제출을 할 수 없다며 변호인을 앞세워 맞섰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제3자 출입 불허를 이유로 변호인의 퇴장시켰다. 이어 특위 위원들은 관련 차트를 밀봉해 특검에 임의제출했다.

한편 국조특위는 최순실씨가 김영재의원에서 3년간 프로포폴 처방을 포함한 피부미용으로 130여차례 시술받으면서 8000만원가량을 현금으로만 지출했다는 사실도 추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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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 靑 현장조사 무산…김영재 행적 의혹 '증폭'

[the300](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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