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의 마지막 퍼즐…'53분'의 수수께끼

[the300] 朴대통령 10시30분∼11시23분 행적 '공백'…"뭘 했느냐가 아니라 왜 안 했느냐가 핵심"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30분, 박근혜 대통령은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월호 사고에 대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그 후 53분 동안의 행적이다. 오전 11시23분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에게 전화를 걸기 전까지다. 

이 시간 동안 박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누구와도 통화하지 않은 채 관저에만 있었다. 학생 등 400여명이 탄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침몰하는 동안 박 대통령은 무얼 했을까? 이 53분이 '세월호 7시간'의 마지막 남은 수수께끼다.

◇朴대통령, 오전 10시30분∼11시23분 행적 '공백'

14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선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있었고, 서면보고도 직접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당시 보좌관이 서면보고서를 들고 본관 집무실에 갔는데 박 대통령이 거긴 안 계신 것 같다고 해서 관저에 계신다고 생각했다"며 "서면보고는 보좌관을 통해 대통령 관저에 있는 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서면보고를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서면보고를 확인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셈이다. 당일 박 대통령의 정확한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선 청와대의 서면보고 접수 기록을 제외하고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청와대의 기록에 따르면 안보실은 당일 오전 10시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사고에 대한 첫번째 서면보고를 띄웠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처음으로 사고에 대해 물은 시각은 오전 10시15분이다. 안 전 비서관이 최대 15분간 박 대통령에게 서면보고 전달을 미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늦게는 10시15분에야 비로소 세월호 사고 사실을 알았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건 오전 10시15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15분까지가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이다. 그동안 미스터리였던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최근 청와대의 통화 기록 공개와 14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의 증언 등으로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이 시간 동안 박 대통령은 최소 11차례의 통화를 하고 점심 식사를 했으며 머리 손질을 받았다. 특히 김 전 실장과는 총 7차례 통화했다. 4번은 박 대통령이 걸었고, 3번은 김 전 실장이 했다. 당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의 전화 보고도 받았다. 한상훈 전 청와대 조리장의 증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도 평소처럼 정오부터 오후 1시쯤까지 혼자 점심 식사를 했다. 오후엔 미용사를 불러 20여분간 머리를 만졌다. 미용사가 관저에 머물렀던 시간은 3시22분부터 오후 4시37분까지다.

◇"뭘 했느냐가 아니라 왜 안 했느냐가 핵심"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가장 긴 시간 동안 박 대통령의 행적이 공백으로 남아있는 건 오전 10시30분부터 오전 11시23분까지 53분간, 오후 1시13분부터 오후 2시11분까지 58분간이다. 그러나 오전과 오후는 상황의 차이가 있다. 박 대통령은 오후 1시13분 김 전 실장으로부터 "190명을 추가 구조해 총 370명이 구조 완료됐다"는 전화 보고를 받았다. 이 보고는 오류에 따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지만, 당시에는 사태가 수습 국면에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TV 등을 통해 사고 상황을 계속 챙겨본 박 대통령은 오후 2시11분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 상황을 다시 확인하라고 지시한다. 김 전 실장은 오후 2시50분에야 '370명 구조 완료' 보고에 오류가 있었다고 정정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2시57분 김 전 장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보고 오류를 질책했다. 박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을 지시한 것도 이때다.

결국 마지막으로 남는 수수께끼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전 11시23분까지 53분간의 공백이다. 오전 10시30분은 구조 인원이 70명에 불과할 때다. 탑승객 470여명 가운데 약 400명이 아직 선체에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오전 11시23분까지도 구조 인원은 161명에 그쳤다. "학생 전원 구조"라는 방송의 오보가 나온 것도 오전 11시가 넘어서였다. 이 시간 동안 안보실과 정무수석실이 각각 2차례씩 서면보고를 보냈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받아봤는지는 알 수 없다.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흘려보낸 53분에 대해 박 대통령 본인이든 청와대든 직접 나서 설명해야 하는 이유다. 

한 퇴역 장성은 "원인 불명의 대형 여객선 침몰 사건이 발생하면 대통령은 적의 공격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청와대 지하벙커 위기관리상황실로 들어가 상황을 관리하고 지휘하는 게 상식"이라며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뭘 했느냐가 아니라 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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