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신재생에너지 FIT법, '원포인트 법안소위'에도 계류

[the300]산업부 "17조~18조원 필요" 주장에 野 "과대예측" 반발

서울 강동구 십자성 에너지 자립마을 회관. 2016.8.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대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도입을 골자로 한 법이 정부의 완강한 반대에 계류됐다.

8일 국회 산업통상사자원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계속심사'를 결정했다. 이날 법안소위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해당 법안의 심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원포인트' 형식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법은 FIT 제도를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사업자를 대상으로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고용진·우원식, 국민의당의 손금주 의원이 발의했다. 고 의원과 우 의원의 안은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기준을 '발전설비용량 100kW 이하'로 잡았고, 손 의원의 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발전설비용량 이하의 사업자'로 명시한 게 차이점이다. 법안의 취지는 동일하며 재원은 4조원에 달하고 있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토록 했다.

FIT 제도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정부가 채택해온 신재생에너지 정책이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매입가격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재정부담 문제로 2012년부터는 공급의무화제도(RPS)로 전환됐다. RPS는 50만k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국회 산자위원들이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 한해 FIT 제도를 재도입하자고 주장한 셈이다. RPS의 경우 전력거래가격(SMP)·공급인증서(REC) 구매가격의 변동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이 불확실해질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소규모 사업자에게라도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30일 법안소위에서는 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태양광 농가발전소' 사업을 강조해온 새누리당의 정운천 의원이 법안의 통과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에 "재정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난색을 표했었다. 이에 산자위원들은 산업부에게 재정부담 예상치 자료를 가져와 줄 것을 요구했고, 이날 법안소위가 다시 소집되기에 이르렀다.

이날 우태희 산업부 제2차관은 "막대한 재정부담이 예상되며 예산당국도 반대입장"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FIT 도입시 과도한 지출로 인한 기금재원 고갈을 우려한다"며 "과거 재정부담으로 동 제도가 폐지된 만큼 FIT 부활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산업부측은 소규모 FIT를 도입할 경우 2036년까지 20년 동안 총 17조2000억원~18조2000억원의 추가 재정부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전력기금 지출은 소규모 FIT 도입으로 2025년 약 3조원까지 증가하고 전력기금 수지가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25년 이후 적자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2035년쯤 기금 고갈이 우려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원식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맞섰다. 국회예정처의 비용추계방법을 그대로 적용해 예측하면 1조8000억원~3조7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사업인데 예상치를 지나치게 과장했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산업부의 자료가 차액지원가격을 현재 수준인 70원/kWh를 적용하지 않고 100원/kWh를 적용했고, 지원설비증가율을 2028년까지 6.2%로 일괄적으로 입력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지원설비증가율의 경우 2021년까지 평균이 6.2%이고, 2022년 급속히 감소해 2025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되는데, 이같은 측면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기준을 정확하게 해서 예측을 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가지고 입맛에 맞게 뽑으니 이런 것"이라며 "통계 마사지"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이 "엉터리 자료다. 정부가 사기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우태희 차관이 "심한 말씀이시다"고 언성을 높이는 등 분위기가 격앙되기도 했다.

법안소위에서는 산업부 예측치 자료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공방만 주로 오갔다. 소모적인 논쟁이 오가자 손금주 법안소위원장은 결론을 내릴 것을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단 법안소위에서 통과시키고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산업부가 반대하면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손금주 소위원장은 "산업부 자료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면서도 "산업부에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고, 후일에 계속심사하겠다"고 밝혔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