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또 다시 '최순실 블랙홀'에 빠진 '가습기특위'

[the300]특위 연장 이어 특별법 발의도 '무관심'…향후 국회 논의 '난망'

김세관 기자 | 입력 : 2016.12.07 14:00

우원식,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송기석 국민의당,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살균제특별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2.6/뉴스1

현재 국회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최순실특위)'가 연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과 수개월 전, 이에 못지않은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출범한 국회 특별위원회가 있었다.

수년 간 언론의 관심마저 받지 못했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발병 원인을 찾고 피해구제 등의 대책을 마련코자 출범한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가습기특위)'가 그것이다.

지난 7월 무거운 책임과 높은 관심을 짊어지고 출범한 가습기특위는 정부와 기업의 무책임을 밝혀내고, 최대 가해 기업인 '레킷벤키저(옥시 본사)'의 직접 사과를 받아내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다음 단계인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방안에 대해선 시작도 하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활동이 마감됐다. '국정농단'사태 발발과 일정 등이 겹치며 '최순실 블랙홀'이 가습기특위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90일 간의 활동을 마치고 10월 초 피해자 구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특위 활동 연장 추가 논의가 예정됐었지만 당시 '최순실'이 연관된 미르·K스포츠 재단이 정쟁으로 비화, 사라져버린 여야 대화의 최대 희생양이 됐다.

이후 약 한 달 여 기간의 특위 활동 연장 방안이 어렵게 마련되는 듯도 했다. 이마저도 '최순실 국정농단'에 이은 여당 내 주류·비쥬류 갈등이 부른 협의 상대 부제로 흐지부지 된 상태다.

더 아쉬운 점은 가습기특위 최종 목표였던 특별법 제정마저 '최순실'이라는 암초에 부딪혀 버렸다는 것. 가습기특위 위원장이었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 출신 위원들은 6일 △피해자에 급여·수당 지급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센터 설립 △손해발생액 10배 이상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명시 △피해구제기금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시각 국회에서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최순실특위'의 1차 청문회가 진행, 특별법과 관련된 기사 한 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돼 악연이 거듭되고 있다. 더욱이 가습기살균제특별법이 발의된다고 해도 본격 논의는 여전히 난망한 황이다.

가습기특위 관계자는 "가습기특위 야당 의원들 중심으로 만들긴 했지만 특별법은 의원들의 동의를 더 받아 내일(8일) 오후 중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특위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고심 끝에 마련했다. 국회 상황이 이러니 논의가 될 수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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