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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새누리당 의원. 2016.7.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법을 둘러싼 여야 간 설전 끝에 파행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돌발적으로 '정유3사 로비' 뉘앙스의 발언을 하며 야당 의원을 자극했고, 고성이 오가기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산자위 일정을 보이콧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산자위 법안소위는 이채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안'(이하 석대법) 논의를 진행하다가 산회했다. 동북아 오일허브의 핵심적인 사업 영역으로 간주되는 국제석유거래업을 신설하고, 사업주체인 국제석유거래업자를 규정하기 위한 법이었다.
법안심사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사업이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차있지만 구체적인 알맹이는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투자를 할 지 안할 지 확신할 수 없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확정된 것 없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꼼꼼하게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인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한 자료를 가져왔어야 한다"며 "사업이 잘 안 되면 '오일탱크라도 있으니 비축하고, 섞으면 된다'는데 (석유제품) 블렌딩이 양주 칵테일 블렌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채익 의원의 발언이 시작되며 분위기는 격앙됐다. 이 의원은 "개인사업이 아니라 국가 재정사업이다. 마무리 단계에서 원초적인 문제를 말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계속 이런 식으로 한 가지 법을 가지고 부정적인 부분만 문제제기를 하면 어떻게 법이 성사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과 관련해서 정유3사가 우리 의원들에 대해서 상당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 하는 오해를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19대 국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동북아 오일허브 기공식을 할 때, '오일허브의 꿈을 펼쳐야 한다'고 하며 이 법의 중요성을 말했다"며 "(박 대통령의 말로) 아무 문제 없는 법이 '박근혜 대통령법'으로 전락돼 정치 쟁점이 됐다. 그말만 안 했으면 그냥 갈텐데, 대통령 말씀에 이리 됐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의원은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정유3사의 로비를 받아 (석대법에) 반대한다고 한 말을 사과하지 않으면 회의를 할 수 없다"며 "정쟁을 위해서 그랬다,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그랬다고 한 것도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과를 하지 않고 "대통령께서 말 안 했으면 아무 문제제기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는 제가 한 게 아니고 야당의원들이 한 말"이라고 맞받았고, 홍 의원은 "누가 그런 얘기를 했나. 제가 그랬나"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홍익표 간사에게 듣지는 않았지만 공·사석에서 그 얘기(박 대통령 때문에 반대한다는 말)를 정말 많이 들었다"며 "정유3사 이 부분도 그런 얘기가 많이 있다는 말이었지 그렇게 했다는 말을 제가 단정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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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8.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에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내가 정유3사를 만나본 적이 없다. 무슨 말씀을 하는 것인가"라며 "우리가 무슨 정보를 잘못받아서 반대하는 것인가. 정유3사 얘기가 왜 나오나"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의원도 "더 회의를 못하니까 정회해야 한다. 더이상 이 법을 안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이채익 의원은 "홍 간사 앉아!"라고 크게 소리쳤다. 이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홍 의원은 "누구보고 앉으라는 것인가. 조용히 하세요"라고, 우 의원은 "법안심사를 하다가 이렇게 소리 지르는 것은 처음 본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측은 김병관 의원을 남기고 모두 퇴장했고, 홍 의원은 회의장을 나가며 "다시는 이 법을 상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을 남기면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법안소위원장인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산회를 선언했다. 다음달 2일 오전 법안소위를 재개하겠다고 손 위원장은 밝혔다. 그러나 산자위 민주당 의원들은 다음날 예정된 통상·에너지소위부터 상임위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채익 의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이날 법안소위에서는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 일부개정안'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부의 법안이 '계속심사'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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