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중·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사실상 철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청와대는 "철회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로부터 '역사교과서의 국·검정 혼용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오늘 교육부에서 현장검토본을 발표하면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입장과 청와대의 입장이 다른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현재로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가능성은 없다"며 "일각에서 철회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 우리가 이렇게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놨는데 철회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시범학교를 정해 적용하거나 국·검정 혼용 등을 포함해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며 사실상 국정화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김용승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26일 이 부총리와 만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논의하고, 교육부가 4주간 의견 수렴을 거쳐 현장 적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면 이를 놓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내년 4월까지 하야해야 한다는 전직 국회의장 등 각계 원로들의 제안에 대해 "여러 의견들을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원로 20명은 전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긴급회동을 하고 '당면 국가 위기 타개를 위한 각계 원로들의 제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에게 Δ내년 4월 이전 하야 Δ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위한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 Δ개헌 추진 등을 촉구했다.

또 정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아직 유효하냐'는 질문을 받고 "박 대통령이 말씀하신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현실적으로 박 대통령 주도로 개헌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24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개헌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개헌을 전격 제안한 바 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정 대변인은 "(사표 수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지난 주말 상황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상황 변화가 있다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주 중 김 장관과 최 수석에 대한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최 수석은 박 대통령이 잔류를 요청할 경우 자리에 남을 수도 있다는 입장인 반면 김 장과는 사퇴 의지가 완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