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슈퍼예산' 법인세·누리과정 뇌관…해법은

[the300][대한민국, 운명의 일주일]⑤법인세-누리과정 '빅딜설'…2일 예산처리 전까지 막판 진통 예상

구경민 기자 | 입력 : 2016.11.28 05:34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6.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탄핵 추진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400조원 규모의 내년 슈퍼예산안 처리시한(12월 2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최순실 게이트’로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듯 했던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의 처리 해법을 찾아야할 시기에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법인세와 소득세율 인상, 누리과정 예산 등에서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기한 내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원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다수인 야당이 이를 부결시킬 수 있어 여야가 합의를 못할 경우 교섭단체간 대표 합의로 아예 부의를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 예산과 관련해 감액심사를 마치고 증액심사에 돌입했다. 이번 예산안 처리의 핵심 쟁점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과 ‘소득세·법인세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이다. 

 야권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확보와 법인세-소득세 인상을 함께 내걸었다. 법인세와 관련해선 더불어민주당은 과세표준 5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의 법인세율을 현 22%에서 25%로 올리고, 과세표준 5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대한 소득세율 구간을 신설해 41%의 세율을 매기는 법안을 방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은 200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세율을 22%에서 24%로 올리고, 소득세율은 10억원 이하 41%, 10억원 초과 45%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발의했다.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는 모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계도 법인세를 중심으로 세율 인상 유보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세수와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부메랑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본격적인 법인세 인상 논의를 앞두고 지난 25일 ‘법인세율 인상의 5가지 문제점과 정책대안’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야권에선 타협안으로 누리과정 예산 해결을 전제로 법인세나 소득세 인상을 미루는 ‘빅딜설’이 나온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정부와 새누리당이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배정해주면 올해 법인세율 인상을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여당이 누리과정 예산의 중앙정부 지원을 받아들이면 법인세 인상을 양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이 최우선 과제를 누리과정 예산에 두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여당이 이를 수용하면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에 포함시키지 않는 쪽으로 합의가 가능하단 얘기다. 법인세는 최고세율을 건드리지 않고 최저한세율을 올리는 방식의 간접적인 증세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야권의 이런 고민은 자칫 셋 다 해결하려다 차질이 빚어질 경우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인한 국정마비 사태의 책임에서 야당도 빗겨갈 수 없다는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예산처리의 부담감을 안고 극적으로 기한 내 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아무리 늦어도 29일까진 세입 추계가 완성돼야 거기에 따라서 세출 예산이 편성된다”며 “만약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에 대해 마지막까지 간사간 협상이 안되면 원내지도부에 넘겨서, 누리과정과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전체 문제를 일괄 타결하는 협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반면 예산안 자동상정 카드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정부와 예산부수법안 지정 및 표결에서 우위를 점한 야권의 힘겨루가 계속되면서 예산안 처리가 법정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예산안 자동 부의 제도에 따라 12월1일 예산안과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이 자동 부의되지만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한 경우에는 부의를 막을 수 있다. 여야 모두 협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합의하에 부의를 미루고 협상을 계속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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