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특혜'논란 대학재정지원사업, '눈 먼 심사'가 화근
지금까지 나온 이대 특혜의혹의 핵심에는 최순실 일당이 이대에 반대급부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최순실의 영향력에 있는 정부가 정유라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이대에 재정지원사업을 몰아줬다고 보고있다. 이대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철회 사업 1개 포함)에서 선정된 점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교문위에 따르면 이대는 △BK21플러스 50억2000만원 △프라임(PRIME) 55억원 △CK 11억5000만원 △ACE 22억6000만원 △CORE 32억원 △여성공학인재육성 6억8000만원 △고교교육 기여대학 7억1000만원 △평생교육단과대학 25억원(사업철회) 등 8개 분야에서 210억원을 따냈다.
특혜 의혹이 불거졌지만 교육부는 특별감사에서 이 부분은 조사하지 않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대학재정지원사업은 2000명의 교수가 평가에 참여한다"며 "엄격하게 진행돼 물리적으로 특정인이 선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사업 숫자가 많고 선정이 폐쇄적인데다 차별성도 뚜렷하지 않다보니 매번 특혜 시비나 중복 지원 논란이 이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은 20여개 부처에 162개 사업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국회 미래일자리특위에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영 차관에게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학교 중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서피스·인테리어디자인학과가 있는데, 뭐하는 학과인지 아느냐"며 "융합이라고 하니 튀는 학과명이어야 과제 선정에 유리하니까 대학들이 작명소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요즘 대학들이 재정압박이 심하니까 사생결단을 내면서 뛰어들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프라임사업은 대학 인력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 사이의 미스매치를 보정하기 위해 인력수급전망에 따라 학과·계열별 정원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연간 20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23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 링크사업의 '매우우수' 대학에 포함된 S대의 경우 가족회사로 불리는 1740여개 기업 중 프리미엄 등급의 회사들 조차 홈페이지가 없거나 홈페이지에 등록된 주소에 회사가 없는 등 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링크사업 선도대학 57개 대학의 주요성과를 설명하면서 산학협력 가족회사수가 5만7463개로 1개 대학당 1008개라고 발표해 문제가 불거졌다.
링크사업의 실적으로 꼽히는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 이수학생수도 부풀리기 의혹이 커진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캡스톤 디자인 이수학생수는 9만4240명으로 학교당 1653명이지만 최우수대학인 S대의 작품갤러리에는 2012년부터 11건만 등록돼 있다. 캡스톤 디자인은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링크사업 선정 대학들은 이 프로그램을 정규교과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의 성과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취업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학과 전체의 취업률을 그대로 성과로 보고하는가 하면 학과 특성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학과의 취업성과를 포함시키는 식이다. 일례로 졸업생 50명 중 40명이 취업한 학과가 링크사업 실시 후 취업인원이 45명으로 늘면 5명이 아닌 45명을 취업실적으로 잡는다.
실적에 포함시키는 학과도 광범위하다. 대부분의 학과가 성과에 포함된다. S대의 경우 경영학과, 디자인학과, 영상학과, 의상학과, 공과대학 전체, 정보통신대학 전체, 생명공학대학 전체, 약학과 등 인문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포함됐다.
S대와 산학협력을 맺은 한 기업 관계자는 "링크사업 설명회에 수만원짜리 기념품을 남발해도 예산이 남고, 채용형 교수는 자기 할일을 못찾고 허둥대고 있다"며 "링크사업 최우수대학에 선정된 학교가 이정도면 다른 학교는 안봐도 뻔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HEFCE가 대학별 평가에 따라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지만 대학 내에서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대학의 재량에 맡긴다. 각 대학들은 상당한 자율성을 갖고 대학별 목표와 목적에 따라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것. 다만 각 대학들은 재정지원협약을 맺고, 감사결과를 반영한 연차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HEFCE의 감사규정에 따라 내부 및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재정지원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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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에 정부가 반대급부로 예산을 챙겨줬다는 의혹이 이어지면서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이대 특혜의혹의 핵심에는 최순실 일당이 이대에 반대급부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최순실의 영향력에 있는 정부가 정유라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이대에 재정지원사업을 몰아줬다고 보고있다. 이대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철회 사업 1개 포함)에서 선정된 점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교문위에 따르면 이대는 △BK21플러스 50억2000만원 △프라임(PRIME) 55억원 △CK 11억5000만원 △ACE 22억6000만원 △CORE 32억원 △여성공학인재육성 6억8000만원 △고교교육 기여대학 7억1000만원 △평생교육단과대학 25억원(사업철회) 등 8개 분야에서 210억원을 따냈다.
특혜 의혹이 불거졌지만 교육부는 특별감사에서 이 부분은 조사하지 않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대학재정지원사업은 2000명의 교수가 평가에 참여한다"며 "엄격하게 진행돼 물리적으로 특정인이 선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사업 숫자가 많고 선정이 폐쇄적인데다 차별성도 뚜렷하지 않다보니 매번 특혜 시비나 중복 지원 논란이 이어졌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은 20여개 부처에 162개 사업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국회 미래일자리특위에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영 차관에게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학교 중 스마트운행체공학과, 서피스·인테리어디자인학과가 있는데, 뭐하는 학과인지 아느냐"며 "융합이라고 하니 튀는 학과명이어야 과제 선정에 유리하니까 대학들이 작명소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요즘 대학들이 재정압박이 심하니까 사생결단을 내면서 뛰어들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프라임사업은 대학 인력과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 사이의 미스매치를 보정하기 위해 인력수급전망에 따라 학과·계열별 정원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연간 20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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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 등에 대한 특별사안감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합동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교육부는 서면조사 결과 이화여대의 부실한 학사관리 실태가 확인되어 특별사안감사로 전환하였고, 부당한 성적과 특혜를 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입학취소를 권고하겠다고 발표했다. 2016.1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지만 결과물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도 논란거리다. 5년간 약 1조2000억원을 지원해 대학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 CK 사업도 지난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평가나 선정기준이 경쟁력 강화에 맞춰져 있어야 하지만 대학이 총장직선제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대학이 뒤바뀐다"며 "벌써 5000억원을 줬고 올해까지 7500억원을 준다고 하면 경쟁력 강화에 맞춰 일자리든 생산성이든 효율성이든 성과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비단 이들사업 뿐만이 아니다.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케이무크) 사업은 예산효율성 문제로 사업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7년 공공기관 정부지원사업 평가에 따르면 2015년 10월 K-MOOC 사업 초기 방문자는 1달간 21만명 이상, 수강신청자 3만80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8월 방문자 8만9000명, 신청자 1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40억원이 책정된 이 사업에 교육부는 29억원을 증액시켜 69억원으로 예산을 늘려잡았다. 예정처는 "강좌별 5000만원의 지원단가에 비해 성과가 비례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경미 의원은 6월30일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K-MOOC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KOCW 사업이 구성방식이나 콘텐츠가 상당히 비슷하다"며 "굳이 두 기관이 따로 나눠서 시행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대학 재정지원사업들은 항목별 평가지표에 따라 점수를 매겨 총점 방식으로 집계해 고득점 순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다보니 '깜깜이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는 사업별 평가목적의 지향점 다르다고 하지만 사업 선정 항목 60~70%가 똑같은 내용"이라며 "어느 대학이 어떤 부분에서 선정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반 교수는 "그러다보니 (학과 통폐합 반대 성명에)사인한 교수들이 BK21플러스에 탈락했다는 유언비어까지 돌겠느냐"며 "정부가 대학지원사업을 여러개로 쪼개는 것은 정부 정책에 순종하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평가나 선정기준이 경쟁력 강화에 맞춰져 있어야 하지만 대학이 총장직선제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대학이 뒤바뀐다"며 "벌써 5000억원을 줬고 올해까지 7500억원을 준다고 하면 경쟁력 강화에 맞춰 일자리든 생산성이든 효율성이든 성과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비단 이들사업 뿐만이 아니다.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케이무크) 사업은 예산효율성 문제로 사업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7년 공공기관 정부지원사업 평가에 따르면 2015년 10월 K-MOOC 사업 초기 방문자는 1달간 21만명 이상, 수강신청자 3만80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8월 방문자 8만9000명, 신청자 1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40억원이 책정된 이 사업에 교육부는 29억원을 증액시켜 69억원으로 예산을 늘려잡았다. 예정처는 "강좌별 5000만원의 지원단가에 비해 성과가 비례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경미 의원은 6월30일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K-MOOC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KOCW 사업이 구성방식이나 콘텐츠가 상당히 비슷하다"며 "굳이 두 기관이 따로 나눠서 시행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대학 재정지원사업들은 항목별 평가지표에 따라 점수를 매겨 총점 방식으로 집계해 고득점 순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다보니 '깜깜이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는 사업별 평가목적의 지향점 다르다고 하지만 사업 선정 항목 60~70%가 똑같은 내용"이라며 "어느 대학이 어떤 부분에서 선정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반 교수는 "그러다보니 (학과 통폐합 반대 성명에)사인한 교수들이 BK21플러스에 탈락했다는 유언비어까지 돌겠느냐"며 "정부가 대학지원사업을 여러개로 쪼개는 것은 정부 정책에 순종하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매우우수' 대학도 부실운영, 링크사업비는 눈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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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이 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학구조개혁 후속 맞춤형 컨설팅 이행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4년제 32개교, 전문대 34개교 등 66개교는 D·E등급을 받아 재정지원,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등이 제한됐다. 이들 대학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일까지 미흡한 영역을 개선하는 컨설팅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25개교(4년제 10개교·전문대 15개교)가 재정지원 가능 대학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41개교는 재정지원 제한 대상에 잔류하면서 '부실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교육부 제공) 2016.9.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간 2360억원을 지원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육성사업(이하 링크사업)의 최우수대학조차 부실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 링크사업의 '매우우수' 대학에 포함된 S대의 경우 가족회사로 불리는 1740여개 기업 중 프리미엄 등급의 회사들 조차 홈페이지가 없거나 홈페이지에 등록된 주소에 회사가 없는 등 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링크사업 선도대학 57개 대학의 주요성과를 설명하면서 산학협력 가족회사수가 5만7463개로 1개 대학당 1008개라고 발표해 문제가 불거졌다.
링크사업의 실적으로 꼽히는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 이수학생수도 부풀리기 의혹이 커진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캡스톤 디자인 이수학생수는 9만4240명으로 학교당 1653명이지만 최우수대학인 S대의 작품갤러리에는 2012년부터 11건만 등록돼 있다. 캡스톤 디자인은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링크사업 선정 대학들은 이 프로그램을 정규교과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의 성과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취업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학과 전체의 취업률을 그대로 성과로 보고하는가 하면 학과 특성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학과의 취업성과를 포함시키는 식이다. 일례로 졸업생 50명 중 40명이 취업한 학과가 링크사업 실시 후 취업인원이 45명으로 늘면 5명이 아닌 45명을 취업실적으로 잡는다.
실적에 포함시키는 학과도 광범위하다. 대부분의 학과가 성과에 포함된다. S대의 경우 경영학과, 디자인학과, 영상학과, 의상학과, 공과대학 전체, 정보통신대학 전체, 생명공학대학 전체, 약학과 등 인문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포함됐다.
S대와 산학협력을 맺은 한 기업 관계자는 "링크사업 설명회에 수만원짜리 기념품을 남발해도 예산이 남고, 채용형 교수는 자기 할일을 못찾고 허둥대고 있다"며 "링크사업 최우수대학에 선정된 학교가 이정도면 다른 학교는 안봐도 뻔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부실한 대학재정지원사업 영국식 독립기구 설치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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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18일 정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의혹과 관련한 이화여대 특별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도록 요구했다. 이화여대는 교육부 감사 결과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부실한 입시 및 학사관리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련자 징계 및 정유라 학생의 입학취소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2016.11.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계기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계에서는 별도의 재정지원기구를 설립해 재정지원사업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재정지원사업들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대학을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교육 경쟁력 및 연구역량 강화보다는 대학의 상업화, 획일화 등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6월 대학교수 1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0.4%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이 교육과 연구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들은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재정지원사업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무려 86.2%가 '재정지원을 통한 정부의 대학 통제'라고 응답한 것.
정부 주도의 재정지원사업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의 일환으로 교육계 일각에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재정지원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정부가 직접 대학을 관리·감독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재정지원기구에서 자금지원부터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방식이다.
이 같은 모델은 이미 영국, 뉴질랜드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영국의 고등교육재정위원회(HEFCE), 뉴질랜드의 고등교육위원회(TEC), 홍콩의 대학재정위원회(UGC)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도 오랜 기간 대학교육시스템을 개선해 온 영국의 HEFCE(Higher Education Funding Council for England)가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HEFCE는 1992년 ‘계속고등고육법’이 제정되면서 기존 대학재정위원회(UFC)와 폴리테크닉·단과대학재정위원회(PCFC)가 통합된 기구로 대학간 구분을 없애 자금 및 학생유치 경쟁을 촉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영국도 대학 재정지원 규모는 의회와 교육부에서 책정하지만 구체적인 지원방식과 대학별 지원규모는 HEFEC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HEFCE는 자체 대학평가시스템에 따라 대학의 연구개발(R&D)과 교육활동 등을 평가하고 총액교부금(Block grant)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한다. 연구부문 재정지원의 경우 국내외에서 우수한 연구업적을 낸 대학에 선별적이고 차등적으로 지원된다.
HEFCE가 대학별 평가에 따라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지만 대학 내에서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대학의 재량에 맡긴다. 각 대학들은 상당한 자율성을 갖고 대학별 목표와 목적에 따라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것. 다만 각 대학들은 재정지원협약을 맺고, 감사결과를 반영한 연차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HEFCE의 감사규정에 따라 내부 및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재정지원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단순히 교육부 산하에 재정지원기구를 설치한다면 지금과 달라질 게 없다"며 "정치적 영향력과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별도의 의사결정 기구를 설립해 대학교육 체계에 대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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