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전문가들 "민정수석실, 대통령 변호 개입하면 권리남용"

[the L]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 입장문 민정수석실 PC서 작성…개인 박근혜 변호에 청와대 자료제공 등 도움 줄 경우 문제될 수 있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오후 춘추관에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정호선 전 청와대 비서관의 범죄 혐의에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관계에 있다는 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고검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청와대가 22일 민정수석실의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에 대한 자료제공 등에 대해 '민정수석실 업무'라고 해명한 가운데, 법전문가들은 '권리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와대 자료를 변호인에게 제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위법일수도 있다고 봤다.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유 변호사의 검찰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 문서파일이 검사출신인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 아이디로 작성됐다는 의혹에 대해 "민정이 굉장히 주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변호인이 필요한 것을 도와주고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정수석실이 대통령 변론준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반박이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해명대로 유 변호사가 단순히 민정수석실 컴퓨터를 임시로 사용했을 뿐인 경우에는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는 점에는 청와대의 반박에 동의했다. 다만 민정수석실이 적극적으로 변호과정에 참여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정수석실의 자료제공은 대통령 업무 관련 자료가 개인문서는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밀자료가 포함된 경우 문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필우 변호사는 청와대 해명 가운데 '민정수석실 업무가 대통령의 법률문제와 관련한 것'이란 주장에 대해 "현재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해명"이라며 "민정수석실은 헌법 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의 법률문제를 다룰 수는 있지만 사인(私人) 박근혜의 법률문제를 보좌하는 조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만약 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 지시에 따라 대통령 개인 피의사실에 대한 변호 업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면 권리남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청와대가 이미 검찰 압수수색을 거절한 상황에서 대통령 변호인에게는 쉽게 관련 자료를 내준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형사소송에서의 공격방어에서 이미 검찰은 지고 들어가는 셈이고 자료를 확보한 변호인이 오히려 유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에 제공하지 않은 자료를 변호인에게만 제공하는 경우엔 더욱 검찰은 불리해진다. 


이 변호사는 "민정수석실이 기밀자료를 비밀취급인가증이 없는 유 변호사에게 제공했다면 그 자체로 위법"이라며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직권남용이 문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이 헌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위해 헌법기관인 대통령의 강력한 권한을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사건의 핵심"이라며 "청와대가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또 다시 대통령 개인의 변호를 위해 공적 조직을 동원하는 실수를 하지는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나루) 역시 "대통령 개인 피의사건에 청와대 조직이 도움을 주는 건 단체 대표가 개인 소송 비용을 단체 비용으로 지급할 경우 횡령죄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이 자신들이 피소된 사건을 위해 변호사선임비용을 입주자대표회의 재산으로 지출한 경우 업무상횡령죄에 해당돼 유죄로 인정된 판례와 비슷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2011도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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