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이주의 법안)특별사면권 제한법

[the300]종합

'휠체어' 재벌총수, 이제 그만…대통령 특별사면권 제한法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인터뷰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식돼 온 특별사면의 제한기준을 강화하자는 '사면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경제공약을 다듬던 새누리당 소속 이혜훈 의원이 앞장섰다. 20대국회에 화려하게 '컴백'한 이 의원은 당선직후 각종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일명 '휠체어금지법'을 1호 법안으로 공언했다. 검찰에 출두할 때만 되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는 재벌총수들의 행태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이를 10월 다섯째주~11월 첫째주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 가장 의미 있는 '핫액트'로 선정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사면법 개정안 자체는 간단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일부 조항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것. 하지만 대상이 되는 범죄는 신중하게 골랐다. 생계형 범죄, 민생범죄 등에 대해 과중처벌이 되지 않도록, 가급적이면 재벌총수들을 '저격'하기 위해서다.

이 의원이 특별사면 제한 대상으로 꼽은 것은 △사기 △공갈 △특수공갈 △횡령배임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범죄로 인해 취한 부당이득이 50억원 이상일 때, 그리고 법을 위반해 국외에 은닉했거나 처분한 도피재산이 50억원 이상일 때 등이다. 범죄수익금이 50억원 이상이란 얘기는 결국 재벌총수급 범죄자들로 특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특별사면 제한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죄를 짓지 않으면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떤 이유로든 재벌총수란 이유로 '특별사면'을 해주는 것은 말 그대로 특혜라는 것. 결국 이 의원의 사면법은 '경제법치'를 바로세우기 위한 법인 셈이다.

이의원에 따르면 2015년 광복절까지 시행된 사면횟수의 경우 특별사면이 95차례로 일반사면(9차례)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2004년부터 횡령배임 등으로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재벌총수 일가 거의 대부분은 집행유예와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면공화국]'정례행사' 특별사면…욕 먹는 이유☞ 바로가기)


정부는 지난8월 12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포함한 중소·영세 상공인, 서민 생계형 형사범, 불우 수형자 등 4876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 회장은 특별사면이 발표된 이후 CJ그룹을 통해 "그 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이 회장이 2014년 7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횡령과 배임ㆍ조세 포탈 혐의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응급차량에서 내려 휠체어로 이동하는 모습/사진=뉴스1

박 대통령은 대선 때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 광복절 70주년을 앞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4명의 경제인을 특별사면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당면한 과제인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건설업계, 소프트웨어업계 등과 일부 기업인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포함한 8.15 광복 71주년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특히 이같은 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의 경우 '최순실게이트'와 미르 K스포츠재단 기금모금에 연루돼 주목받고 있다.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기업 오너들은 두 재단에 거액의 기금을 냈다. 해당 기업들은 아쉬운 사정들이 제각기 있었다. SK, CJ는 각각 오너인 최태원 회장 이재현 회장이 구속수감중이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비록 구속상태는 아니지만 집행유예 중이어서 등기이사를 맡지 못하는 등 경영복귀가 제한적이었다.이들 모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이나 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배임 또는 횡령 규모는 특경가법상 50억원을 각각 넘는다. 만약 이혜훈 의원안대로 사면법이 개정됐다면 이들에 대한 대한 특별사면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박 대통령의 공약에 '사면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기를 쓰고 넣으려 했다"고 말하는 그는 "경제민주화를 약속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냐. 경제민주화는 처음부터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듯 부정부패의 잘못된 고리가 되는 대가성 사면이라는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입법을 통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법안을 준비했지만 이미 '여당 속 야당', '야당보다 쎈 야당' 의원으로 자리매김한 이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게다가 논란이 클 수 밖에 없는 법안이다보니 공동발의자를 찾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보통 같은당 의원 법안의 발의에 같은당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는 데 반해 해당 법안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이 의원과 인연이 깊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밖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 나머지 공동발의자는 그야말로 야권 전체에서 '십시일반'했다. 더민주에서 김정우 안규백 위성곤 정성호 의원이,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발의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영교·이찬열 무소속 의원도 참여했다.

이찬열 의원의 경우 △뇌물을 받거나 청탁을 한 공무원 △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사람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상 죄를 저지른 사람 △민간인 학살, 인신매매, 항공기·선박 납치, 고문 등 반인륜범죄를 저지른 사람 △강간·강제추행범 △형기의 3분의 2를 채우지 못한 사람 △사면을 행하는 대통령과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지명한 공무원, 공공기관장이었던 사람 등에 사면대상을 폭넓게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직접 대표발의도 한 상태다.

또 이에 앞서 김철민 더민주 의원은 △사형을 선고받은 경우 1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10년 △30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10년 △30년 미만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선고받은 경우 형기의 3분의 1 이상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특별사면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이혜훈 "재벌총수 없어서 기업이 멈춰? 죄를 짓지 마라"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돌아온 '저격수'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지난 4월 당선되자마자 공언한 게 재벌총수들의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검찰에 소환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환자의 모습으로 입장하는 재벌총수들을 빗대 '휠체어금지법'이라고 스스로 이름도 붙였다. 

하지만 실제 법안이 빛을 보기까지는 반년이라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법안에 같은 집권여당 소속 의원들이 선뜻 나서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국회에서의 법안통과도 쉽진 않을 것이다. 이 의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법안의 발의를 미뤄가면서까지 이 사면법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고수했던 것은 '경제법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때문이다.

이 의원은 "재벌은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법을 지키지 않는 오랜 관행을 되풀이해오고 있다"며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대통령의 사면권 남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 법안에 의미를 많이 두는 것 같다.
▷그렇다. 제가 관심이 많다. 서명받은 걸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당 의원들 서명은 거의 없다. 저희 당 의원들 서명을 받길 원했는데 쉽지가 않았고 결국 포기하고 야당에도 돌렸다.

-왜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고 (지난) 여름에 사면이 있을 것이란 소문도 있고 하니 우리당 의원들로서는 불편해 하신 것 같다. 불편하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사람은 없지만 제 개인적인 해석이 그렇다.

-결국 사면이 이뤄진 다음에 발의가 됐다.
▷할 수 없었다. 1호 법안이 준비가 안되는 바람에 2호 법안, 3호 법안이 계속 밀리면서 발의를 못하고 있었다. (사면법 개정안을) 1호로 한다고 선언을 했기 때문에 결국 이번에 다른 법들도 같이 낸 것이다.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경제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법치를 훼손하는 우리 관행, 즉 법을 어긴 재벌이 유죄판결을 받았는데도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재벌은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는 그런 관행이 오래 되풀이돼 오고 있다. 경제민주화, 경제정의를 세우기 위한 법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지켜야 하는 것보다 재벌총수들이 지켜야 하는 법이다, 공정거래든 경제정의든 그렇다. 

재벌총수가 법을 아예 지킬 인식과 태도가 안돼 있는 이유는 재벌총수를 처벌하지 않는 관행 때문이다. 3년 징역 선고하면서 5년 집행유예를 하는 것은 입법으로 할 문제가 아니라 사법부에 촉구해야 할 문제다.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게 대통령 사면권 남발 제한이었다. 대통령과 적당히 딜(거래)해서 사면받아버리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최순실사태를 봐도 (특별사면이) 어떻게 보면 잘못된 일을 만들어내는 고리가 되지 않았나. 사법처리 대상, 약한 입장에 처해있는 재벌 대상으로 미르재단 출연을 사실상 강요하지 않았나. 대부분 특별사면이나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있는 기업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한 것이다. 이런 관행이 끊어지려면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 재벌총수들이 유죄가 확정될만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대통령이 사면권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서도 대통령이 그런 사면권을 부당하게 쓴 것 아닌가,

-특별사면이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항변이 있다.
▷헌법 79조 말씀이신데, 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것은 법률에 위임한다고 돼 있다. 절대 헌법에 있는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는 게 아니고 법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고 하는 소리다. 사면법 조항을 고치기만 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재벌총수가 결정권자인 현실에서 그들이 업무에 복귀해야 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고도 한다.
▷죄송하지만 죄를 안 지으면 된다. 그렇게 중요하면 죄를 안짓도록 해야지. 회사가 그렇게 중요하고 본인이 하루라도 빠지면 안되는데 죄를 지어서 감옥에 가나? 

또 지분만큼만 권한을 행사하면 되는 문제다. 그러면 재벌총수 한 명 없어서 그룹이 모두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현재 모든 기업 중 재벌총수가 1% 넘게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 재벌총수가 없다고 기업 100%가 멈추는 것은 자기가 갖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자본주의 기본 원칙은 가진 지분만큼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그게 주식회사의 기본원리 아닌가? 법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주식회사법, 상법이라는 게 지본을 가진만큼 행사하라는 것인데 법을 어기고 있지 않나. 좋게 봐줘서 이분이 아무 일도 못해서 회사 경영이 안됐다 쳐도, 아무일도 안했다면 왜 몇 백억원씩 보수를 받아가는 건 문제삼지 않는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규정된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해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것인데, 가중처벌에 사면까지 제한하면 혹시 이중처벌 가능성은 없을까
▷가중처벌을 받는다 쳐도 사면해줄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사면은 특혜다.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가중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재벌총수의 특별사면만 특정해서 만든 법이라고 봐도 되나. 최근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이번에 연루된 인물들 역시 약한 처벌을 받고 특별사면 등을 통해 금방 법적 테두리를 벗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법 조문에 보면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일정규모 이상 범죄 규모에 대해 적용하도록 했다. 법안 자체는 재벌총수때문에 만든 법이긴 한데 최순실의 경우 특별사면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다음정권에서 사면대상이 될텐데 다음 정권에서 사면을 해 주겠나? 어쨌든 법에서는 생계형이라든지 몇백 몇천만원 수준의 범죄는 뺐다. 범죄유형도 횡령 배임, 사기, 공갈, 업무상 횡령 배임, 국외재산도피 등으로 특정했다. 최순실은 확실히 해당되지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 사면권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제가 이 문제에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공약에 넣으려고 기를 썼다. 저는 '사면하지 않겠다'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뒤에 변동됐는지는 모르겠다.

박 대통령 사면, 상당히 많이 한 것이다. 사실 대통령 공약 중 제대로 지켜진 게 뭐가 있나. 경제민주화는 처음부터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경제민주화를 얘기한 대통령이, CJ의 경우 검찰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의혹이 제기되는 바에 따르면 본인 입맛에 안맞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누군가를 쫓아내고 사법처리 대상, 처벌 대상이 되게 하고…또 그걸 빌미로 기금을 출연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사면을 미끼로 기금을 출연하게 하고 사면해준 것 아닌가? 경제민주화를 약속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보는가. 그래서 국민들이 실망을 하는 것이다.

-앞서서도 말씀하셨지만 사실 법 통과가 녹록치는 않아보인다.
▷맞다. 법사위 새누리당에 '보수적' 성향의 법조인도 많이 있다. 언제 통과될 것이라고 시한을 정하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열심히, 최대한 될 때까지 해보는 수 밖에 없다.


"반대 명분 없지만 보편성 벗어난 타깃 입법은 문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 등 파기환송심 선고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배임에 대한 가중처벌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지난 9월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2015.12.15/뉴스1

"드러내놓고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은 없다. 하지만 입법의 보편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재벌총수를 겨냥해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4일 발의한 것과 관련한 경제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혜훈 의원은 특경가법 제3조 1항1의 사기, 공갈, 특수공갈, 횡령, 배임, 업무상 횡령과 배임의 죄를 짓고, 그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와, 제4조 2항의 1로서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경제계는 이 의원의 사면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명분상 반대할 수는 없지만, 법의 보편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권한 다툼의 문제를 부차적인 법의 일부 내용을 개정함으로서 피해가려는 손쉬운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10일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명권을 인정해 놓은 상황에서 경제인들이 많이 걸릴 수 있는 법 조항에 한해서 특별사면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타겟 입법'이다"며 "법은 보편타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죄를 짓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굳이 특별사면권 제한에 반대할 이유가 있느냐고 물으면 답할 수 있는 명분이나 논리가 없지만, 이는 법을 보편 타당하게 입법화해야 하는 문제와는 또 다른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사면 제도를 갖지 않는 나라는 없다"며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하려면, 독일처럼(60년간 4회 사면 시행) 사면의 조건을 엄격히 하든지, 핀란드처럼 대법원의 자문을 받도록 하든, 프랑스처럼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법자는 원칙적으로 사면을 제한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수많은 시민을 희생시킨 사람들은 여전히 특별사면이 가능하고, 50억원 이상의 횡령은 사면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법의 보편성에 위배되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체 관계자는 "당연히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더라도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의 경우 우리나라가 포괄적으로 법을 적용하고 있어 기업인들이 문제가 될 소지가 많은데 '재벌총수'를 타겟으로 입법화하는 느낌이 있어 보편적 입법이라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사면권의 문제는 그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 권리를 집행하는 집행자의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은 어떤 집행자가 엄격하게 집행을 하느냐의 문제이지, 그 대상자가 누구냐의 문제는 별개라는 것.


사면법 내 일부 조항을 수정해 정치인은 사면 대상이고, 경제인은 사면대상이 되지 않는 불평등성의 문제를 넘어 법이 파편화되고 입맛에 따라 바뀌면서 법의 권위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美 살인·탄핵시 특별사면 금지…日·獨 대상제한 없어


대통령의 사면권은 세계 어디나 논쟁거리이지만 우리나라에선 대기업 총수의 휠체어 사진으로 상징되는 경제인 특별사면을 제한해야 한단 요구도 적지않다. 10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 대통령과 각 주가 제각기 특별사면권을 행사하는 이원 구조인 가운데 일부 주는 특정 범죄자를 사면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앨라배마, 아이오와주 등은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 대해, 캘리포니아 델라웨어 등지에선 탄핵된 경우 사면할 수 없게 했다. 특히 델라웨어는 공적자금 횡령, 뇌물, 위증죄의 경우 사면은 허용하되 공무담임권은 부활하지 않는다. 공직자라면 사면되더라도 공직 임명이 제한되므로 치명적이다.

미국 연방헌법에 따른 대통령 특사 청원은 구금종료로부터 5년, 구금되지 않았으면 유죄 선고일부터 5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이 2013년 구속돼 2~3년 뒤인 2015년~2016년 특별사면된 사례에 비하면 까다로운 조건이다. 미 법무부는 특사 심사때 필요한 경우 해당범죄의 피해자에게도 이를 알린다. 사면권 제한 장치도 갖췄다. 캘리포니아주는 중죄로 2차례 유죄판결 받은 사람은 판사 4명이 동의하는 주 대법원 권고가 있어야 사면이 인정된다.

미국처럼 연방제인 독일도 연방사건은 연방대통령이, 그 외엔 각 주나 시에서 특별사면권을 행사한다. 특별사면 대상을 제한하는 별도 규정은 없다. 특사 절차가 엄격해 비교적 권한남용 소지가 적은 걸로 평가된다. 일본의 특사는 '은사'로 불린다. 은사란 내각이 일왕(천황)의 인증을 거쳐 형의 전부나 일부를 소멸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본도 은사 대상자를 제한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독일, 일본처럼 사면대상자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살인죄, 성범죄 등 중범죄자뿐 아니라 부패범죄, 특정경제범죄자도 특사 대상이 되고 있다"며 "사회적 파급력, 죄질의 정도 등을 고려해 특정범죄에 대해선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법 개정안도 이런 취지다.

한편 권력자의 측근도 사면제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사면 당시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참모 등 특수관계자라면 대통령의 '셀프사면'을 금지해야 하며 이를 정치적 결단의 영역으로 두지 말고 법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의 다양한 대선 패배 요인 가운데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사면을 단행한 '사면 스캔들'도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5년 임기 마지막 날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했는데 그는 클린턴의 재정적 후원자였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지난 1일 이를 수사한 179페이지짜리 문서를 온라인에 공개, 힐러리 클린턴 진영을 긴장시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딕 체니 부통령 측근을 사면, 사면권의 범위와 대상자 선정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영화 배급·상영 겸업 금지 '영화진흥법'…이주의 법안 11건 선정


영화 배급과 상영업의 겸업을 금지하는 영화진흥법 개정안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이주의 법안'으로 선정됐다.

더300은 10월5주~11월1주(10월31일~11월4일) 국회에 발의된 250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11개 법안(발의 의원은 13명)을 이주의 법안으로 뽑았다.

안 의원 안과 도 의원 안은 모두 대기업이 영화배급과 상영의 겸업을 금지해 중소기업과의 상생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여기에 영화상영업자는 영화를 공평하게 상영관에 배정하도록 했다. 대기업들이 영화시장의 배급과 상영을 장악하면서 다양성 훼손과 수익 독점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 의원 안에는 복합상영관에 전용상영관을 두고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일정비율 상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사면법(특별사면금지법),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국무총리지위권한법(책임총리법), 최연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담배사업법(니코틴법) 등이 이주의 법안에 선정됐다.

선정 법안 중에는 두번 이름을 올린 의원도 있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요금할인 의무설명법)과 국민건강증진법(건물주 금연 책임법)이, 박남춘 민주당 의원은 지방세법(오피스텔 취득세 인하법)과 중국 불법어업피해보상 패키지법이 각각 선정됐다.

이 외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보상 내용을 담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은 한정애 민주당 의원과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공동으로 선정됐고, 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부동산거래신고법(허위신고근절법)과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촉진법(중기 기술료 부담 완화법)도 선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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