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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제안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2016.11.9/사진=뉴스1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20대 국회 입법심사의 첫 발걸음도 떼지 못하고 사실상 폐회됐다. 여야간의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여온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 발목을 잡았다. 19대 국회 당시 개원 후 첫 1년동안 법안을 한건도 처리하지 못한 악몽이 떠오르는 상황이다.
국회 미방위는 9일 전체회의를 개최, 109건의 계류 법안은 법안심사소위로 넘기려 했지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의 처리방향을 둘러싼 여야간의 갈등으로 결국 유회(流會)됐다. 여야 간사간 합의를 위해 정회했지만 간사간 합의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여야 의원이 그대로 퇴장해버렸다. 사실상 폐회된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의 경우 여야간 입장 차이가 큰 만큼 법안소위에 상정하지 말고 전체회의에서 대체토론을 더 진행하거나 특위를 구성해 심도깊은 검토를 하자고 주장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소위는 여야 5대5 구조라서 개정안을 넘겨도 어차피 어느 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심사를 주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를 직접 추천하는 것과 특별다수제도 문제삼았다. 강효상 의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회나 정치권이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별다수제 역시 우리나라 정치 구조상 어느 한 정당이 비토를 하면 임명 절차가 어려워져 업무공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패키지법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과 무소속 의원 등 162명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이다.
방송마다 제각각인 이사수를 여야 7대6으로 통일하고 사장 선임시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이 찬성이 필요한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것이 뼈대다.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일방적으로 정부·여당에 유리해 방송이 정치권력에 종속되고 공정성이 떨어졌다며 발의된 법이다.
야당 의원들은 개정안을 소위에 상정해 심사를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2명의 의원들이 뜻을 모아 낸 법안인데 소위에서 다루지도 못하는 상황을 누구에게 가서 설명할 수 있겠냐"며 "전체회의에 계류된 법안을 소위에서 심사하는 절차를 무시하는 것은 결국 시간끌기 일뿐"이라고 강조했다.
공영방송이 중립성을 잃고 권력에 종속돼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서 공영방송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미옥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에서 KBS나 MBC는 신문이나 종편을 뒤쫓아가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정안은)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담겼다"고 강조했다.
신상진 위원장은 나머지 법안은 소위에 넘기고 공영방송법은 15일로 예정된 공청회에서 추가로 논의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위원장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위해 정회를 선언했고 여야 간사는 미방위 전체회의실에서 처리방향에 대한 간단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 결국 사실상 폐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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