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野도 '은산분리' 4→34% 완화 인터넷은행특례법 추진

[the300] 김관영·정재호, 특례법 준비 중…정부여당 50% 완화 은행법 개정안과 절충가능성↑



야당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특례법 제정을 추진한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최고 34%까지 인정하는 방안이다. 은산분리 완화 자체에 반대하던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으로, 국회 논의도 진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국회에 따르면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가칭)을 각각 준비 중이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의 법안은 모두 금융위원회가 인가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지분을 34%(의결권 기준)까지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은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의 경우 4%(의결권 기준)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정 의원의 법안은 이같은 특례법을 '한시법'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19년 12월31일까지 금융위원회가 인가한 인터넷은행에 한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은산분리 원칙의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부분이다.

반면 김 의원의 경우 한시 규정은 없지만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융위의 감독 규정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인가요건을 유지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심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포함 여부도 검토중이다.

그동안 금융업계 등을 중심으로 국회발 특례법 움직임이 여러 차례 감지됐으나 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법안이 구체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여야 의원이 공동으로 특례법을 제정하려 한 것으로도 알려졌으나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차원에서는 기존에 추진했던 은행법 개정안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강석진·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은행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두 법안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은행법 내 예외조항으로 신설하도록 하고 있다. 19대국회에서도 신동우·김용태 의원이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야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임기만료 폐기된 바 있다.

정부와 업계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50%까지 완화하는 여당의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업초기 안정적인 시장안착을 위해서는 현행 4%로는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I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설립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현재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올해 말 혹은 내년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다. K뱅크는 지난 9월30일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며, 카카오뱅크도 이달 중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KT와 다음카카오가 사실상 사업주도자이지만 최대 10%(의결권 미행사시)로 지분보유 한도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법에 따라 KT는 8%, 카카오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은행과 다를 바 없는 형태라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야당에서 그동안 강력하게 반대했던 은산분리 완화를 특례법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처럼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기정사실화된 상태기 때문이다.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해 중금리 대출 등 서민금융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를 들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규제로 인해 '반쪽짜리'로 출범하게 된다는 비판에서 야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의 법안이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해당하는 기업의 경우 은산분리 완화 대상에서 배제하면서도 재벌이 아닌 대기업의 참여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역시 이 때문이다. K뱅크에 참여하는 KT의 경우 대기업에 해당되지만 '오너'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특례법 통과시 지분을 확대보유할 수 있다.

정무위 법안소위에서의 논의도 가시화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의 은행법 개정안과 야당 의원들의 특례법 개정안은 세부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법정 최소자본금을 250억원 규모로 하고, 대주주의 '사금고화'를 막기위해 신용공여 금지 등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이 동일하다. 이를 어겼을 경우 5년 이하 징역 10억원 이하 벌금 등 벌칙조항도 모두 포함돼 있다. 

특히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지분구조 관련 "저희가 당초 생각했던 50% 안도 있을 수 있고 33%의 안도 있을 수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IT기업이 주도할 수 있게끔 해 주셔야 한다"고 절충안 수용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정무위는 17일부터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여당은 기발의된 상태인 은행법 개정안으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논의를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은행법 개정안 상정없이 야당 추진 특례법이 제출되면 특례법으로 논의를 하자고 맞서고 있다. 정무위 관계자는 "여야 모두 33% 이상으로는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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