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법개정 기다리는 기업들..비식별 조치 논쟁 재점화

[the300][런치리포트-비식별 조치, 빅데이터 시대 방아쇠]①15일 국회 공청회, 법개정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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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국회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관련 입법/머니투데이 더300

 2006년 미국 넷플릭스는 영화 추천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경연대회를 열고 50만명 이용자의 6년 동안 영화 평가 1억 건을 공개했다. 이름 등 개인을 식별할 요소는 지웠지만 평가 점수, 평가 일시는 공개했다. 그런데 텍사스 대학 연구팀이 온라인 영화전문사이트에 공개된 영화평가와 넷플릭스의 데이터를 결합, 개인을 재식별해냈다. 비식별 조치가 금세 뚫릴 수 있다는 것이어서 미국 FTC(연방거래위원회)가 지적했고, 2차 경연대회는 취소됐다. 

한편 국내에선 지난해 약학정보원의 진료정보 43억건이 유출됐고 2014년초엔 최악의 카드정보 유출사태로 KB국민카드 5300만건, 롯데카드 2600만건 등이 새어나왔다.

빅데이터가 경제에 활력을 주고 새 일자리를 창출할 21세기의 '원유'로까지 기대를 모으지만 산업화까지 갈 길이 멀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막으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준의 정보량을 담는 두 가지 과제를 넘어야 한다. 그러자면 개인정보의 이름표 즉 개인 식별사항을 제거하는 비식별 조치가 핵심이다. 20대 국회가 관련법안 심사를 본격화한다.

◇이름 지우면 나인줄 모를까? "비식별 정보는 허용하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5일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의 '빅데이터의 이용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공청회를 연다. 비식별 처리된 정보를 활용하게 하자며 19대 국회에도 적잖은 법안이 제출됐지만 논란 끝에 일부 통과에 그쳤다.

배 의원 법안은 비식별화 개인정보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자유롭게 활용, 조합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 수 있게 했다.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처리하되 정보의 역조합 즉 재식별을 시도하거나 실제 성공했을 경우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같은 당 이은권 의원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재식별 개인정보를 파기하거나 추가 조치를 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게 했다.

추경호 의원은 비식별 정보는 개인정보에서 제외, 핀테크 등 금융업에 이용할 수 있게 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추 의원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 온라인 광고 규제를 완화하는 자본시장법과 동반 제출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규 비즈니스나 맞춤상품은 금융분야에선 핀테크, 그밖에 IT와 이동통신, 렌터카, 호텔 및 여행 숙박 서비스, 헬스케어, 항공 등 거의 무한대로 활용범위가 넓다. 그런데 현행 신용정보법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 외에 대출 등 거래내용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 등을 모두 개인신용정보로 본다. 비식별 정보는 개인정보일수도, 아닐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 가이드라인도 비식별 정보를 개인정보가 아닌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빅데이터 가공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도,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에 활용하려는 대기업도 법 정비가 시급하다고 본다.

◇"4차 산업 기반 마련"-"재식별되면 어쩌려고" 

이 같은 빅데이터 법개정에는 새누리당이 적극적이다. 비식별 조치를 하면 안전하게 개인정보를 빅데이터로 가공할 수 있다고 본다. 미래부, 금융위 등 주무 부처들도 같은 입장이다. 핀테크, 빅데이터 창조경제 등은 박근혜정부의 중점 육성산업이다. 

그러나 아무리 익명화를 시켜도 개인 SNS 등의 여러 정보를 교차활용하다보면 개인이 특정될 가능성은 있다. 넷플릭스 사례가 그렇다. 시민단체와 소비자 단체 등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주장하며 정부의 가이드라인 및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업계는 업계대로 재식별이 불가능한 정보는 빅데이터로서의 상품가치가 크지 않다고 보는 불만도 있다.

15일 공청회에서 이 같은 양론이 충돌할 전망이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민생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빅데이터법이 논의도 안 되고 자동 폐기됐다"며 "그동안 개인정보 비식별화 등 현안 중심으로 업계와 학계 등에서 논의가 이뤄진만큼 이번에 조속히 심의해서 4차산업 혁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도 "핀테크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빅테이터 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단 "여전히 재식별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비식별정보의 유통현황을 조사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도 이 점을 지적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전행정위)는 국감에서 "데이터 활용으로 인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독점강화와 공정경쟁 저해에 대한 우려는 희석된 채 마케팅 활용에만 관심 갖는 가이드라인을 국민은 신뢰할 수 없다"며 "법률개정이 필요한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합법적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는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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