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국내각 與 ‘수용’·野 ‘유보’ 속내는 '주도권 다툼'

[the300][런치리포트-거국내각 동상이몽]②도입 공감대 불구 논의 시작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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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6.10.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 대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해법으로 ‘거국내각’ 구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정치권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애초 거국내각 제안은 야권에서 먼저 제기됐지만 현재는 여권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야권이 이를 저지하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하지만 야권 내에서도 ‘포스트 박근혜’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거국내각에 준하는 분권형이든 내각제든 새로운 형태의 정부 출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여야가 거국내각 논의에 앞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비해 새로운 형태의 정부를 각 당에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與 '거국내각' VS 野 '진상규명' 팽팽=거국내각 제안은 야권에서 먼저 나온 국정 정상화 해법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해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이 거국내각을 제안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여권 내에서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비박계와 일부 중립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국내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비박계 의원 38명은 31일 거국내각 구성과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전날 최고위원회를 통해 거국내각을 전격 수용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맥을 같이 한다. 대선을 앞두고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청와대와 함께 위기에 내몰린 새누리당 입장에선 거국내각으로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거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 

새누리당의 수용으로 급물살을 탈 것 같았던 정치권의 거국내각 논의는 야권의 저지로 일단 멈춘 상태다. 야권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주도하는 거국내각이란 이슈로 인해 자칫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이 묻힐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국면전환용 거국내각이라는 것. 야권이 거국내각 논의에 앞서 특별법에 의한 별도의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의 거국내각 수용을 면피용으로 규정하며 “(거국내각은) 진상규명 할 수 있는 특별법에 의한 특별검사를 통해서 납득할만한 조치가 있을 때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역시 “거국내각을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가운데 31일 청와대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연설문 수정·인사 개입 등 각종 국정 농단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 운영 개입·자금 유용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2016.10.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국내각 실체는? 분권형 VS 내각제=
거국내각 속도조절에 나선 야권 내부에서도 ‘포스트 박근혜’ 체제를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 경제 위기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 역시 국정 정상화를 위해 거국내각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데 100% 공감한다”며 “이를 위해선 청와대와 집권당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데 야권과는 협의도 없이 거국내각 총리 후보를 언론에 흘리는 등 사태의 본질을 흐리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의 거국내각 논의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민주당은 '대통령의 2선 후퇴'를 거국내각의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여야가 합의 추대한 총리가 인사, 행정 등 국정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같은 주장은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기동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일선 후퇴가 거국내각의 전제조건”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정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거국중립내각은 말이 안 된다. 대통령 스스로 손을 뗄 때 거국내각이 실체화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탈당을 전제로 거국내각 논의를 위한 여야 3당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선(先) 철저한 수사, 대통령의 탈당, 그리고 후(後) 처리 방안으로 거국내각을 3당과 대통령의 협의 하에 구성해야 한다"며 선결조건들을 내걸었다.

야권의 이 같은 주장과 달리 청와대는 거국내각의 취지를 반영한 '책임총리제' 도입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거국내각의 형식 자체를 놓고 이견이 많은 만큼 실질적인 면에서 거국내각의 성격을 띤 책임총리 방식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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