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스1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내 조직을 통해 개헌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 차원의 개헌추진조직 설치 방안에 관심이 모아진다. 개헌이라는 사안의 무게감 등에 비춰 대통령 직속으로 둘 공산이 크지만 정치적 중립성 확보 차원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내 개헌추진조직 설치 방안에 대해 "대강의 구조는 정해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완벽하게 정해져 있진 않다"며 "구체적으로 완벽하게 결정해 빨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헌법 128조에 따르면 헌법 개정안은 대통령 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로 제안된다. 행정부에서 유일하게 대통령만이 헌법 개정안을 제안할 권한을 갖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의 헌법 개정안을 마련할 개헌추진조직을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이 실무적으론 가장 효율적이다. 1987년 개헌을 앞두고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으로 헌정제도연구위원회를 설치, 산하 분과위원회에 헌법 개정안 연구를 맡긴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다"며 개헌 작업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수석은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며 "지금부턴 박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헌추진조직을 대통령 직속으로 둘 경우 자칫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오히려 개헌 논의가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내년 대선에서 여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개헌안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제기될 수 있다.
예컨대 대통령과 총리가 각각 외치와 내치를 책임지는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에 대해 야권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여권의 포석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계속 자리를 지킬 경우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이 직무상 개헌 추진을 지휘하게 된다는 점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헌추진조직을 총리 산하로 두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법조인 출신인 황교안 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법무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와 함께 정부의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모양새가 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대통령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하면서 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법무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한 협의체 형식의 정부 헌법개정추진지원단을 구성한 바 있다.
다만 개헌추진조직을 총리 산하에 설치하더라도 정치적 편향성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결국 정부가 개헌추진조직의 위원장 또는 TF팀장 인선 과정에서 얼마나 강한 '정치적 중립' 의지를 보여줄 지가 정부 주도 개헌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the300,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클릭
- 1연금개혁 두고 격론..."기금 고갈 안돼" vs "미래세대 부담 줄여야"
- 2낙선 후유증 앓는 21대 국회…마지막 과제 '연금개혁' 매듭지을까
- 3'175석' 민주당, 국회의장+법사위원장 요구…원구성 난항 예고
- 4[기자수첩]"정치학 전공인데 투표 안 했다"는 30대, 왜?
- 5[속보] '이란-이스라엘' 확전 위기…외교부 "우리 국민 피해 없어"
- 6외교부, 이란-이스라엘 사태 대책반 가동…"국민 500여명 피해 無"
- 7"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 8'태풍이 된 남자' 조국 현상의 3가지 이유
- 9"군대 가기 싫어" 여친도 도왔다…적발된 169명 수법 보니
- 10'대북 강경파' 美 유엔대사 방한...외교·국방장관 만나 대북제재 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