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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스코어보드-기재위(종합)]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국정감사 결산(하)]

해당 기사는 2016-10-21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편집자주  |  '국감 스코어보드'는 자료충실도·현장활약·국감매너·정책대안 등 4가지 잣대를 바탕으로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가 바라본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보여드립니다. 매일매일 주요 국정감사 현장을 촌철살인 코멘트와 친근한 이모티콘으로 전달해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가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국감이 내실을 기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최근 몇 년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게 진행됐다. 기재위가 예산과 세제를 총괄, 거의 모든 국정 이슈와 맞닿아있는데다 여야에 거물급이 즐비했지만 한 발 더 들어가는 질의도, 거시와 미시가 어우러진 경제토론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야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공세를 집중시켰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기획재정부를 향한 '직인 없는 허가' 공세는 공허했다. 의혹의 핵심고리로 추정되는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대해서는 실세 이승철 부회장을 불러놓고도 여야 모두 공략에 실패했다. '대답하기 어렵다'는 그를 공박할 자료를 가진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대우조선해양·한진해운 사태를 핵심으로 하는 조선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기재부, 수출입은행 등에 질타가 쏟아졌지만 발전적인 대안제시는 없었다. 큰 틀에서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에 여야가 뜻을 같이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점이 성과였지만 따지자면 촉구에 그친 미완의 성과다. 

전반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눈길을 끄는 질의도 적잖았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수은이 대우조선 전환출자와 관련해 법무법인에 문의한 내용을 공개해 수은이 사실상 전환출자를 검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직 검찰총장의 수사 무마 자문료 수수를 폭로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국세청의 제 식구 감싸기를 공개하며 강하게 질책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정부의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방안 마련 지연을 질타하고,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재위 국감의 MVP는 단연 김성식 의원이었다.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가장 먼저 국감장에 도착하고 가장 늦게 국감장을 떠났다. 질의 성과도 독보적이었다. 수은의 대우조선 전환출자 검토 외에도 다양한 이슈를 공개하며 논의를 주도했다. 국감 마지막 날, 마지막 보충질의에서도 새로운 사안을 제시할 정도로 사전 준비가 충실했다.

초선으로는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과 김종민 민주당 의원의 정책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추 의원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소득증대 성장론을 제시했다. 같은 당 거물 유승민 의원의 단기위기론을 반박하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선배 의원들의 국감 태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등 초선의 패기도 보여줬다.

김종민 의원은 추 의원의 성장론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저성장 불평등 해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수준있는 토론태도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국감 내내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에 여지없이 이의를 제기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야당 정책통 계보를 이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편 상당한 전투력도 뽐냈다.

거물급들은 담론을 던졌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부가가치세 인상만이 세수를 늘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청탁방지법(김영란법)에 대해서는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정부가 시행을 막았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여간한 내공으로는 발언이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잠재적 대권주자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유승민 의원은 국감 내 산업 구조조정 늑장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하면서 날카로운 질의로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조선산업 부실을 도화선으로 하는 단기적 경제위기 가능성을 제기해 경종을 울리는 한편 경제분야에 있어 한 차원 높은 시야를 뽐냈다.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조리있는 질의와 충분한 답변 시간을 제공하는 신사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국감 말미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론을 전개하는 등 큰 그림도 보여줬다.

민주당의 박영선-김현미-이언주-김태년 의원은 특유의 전투력을 뽐내며 시종 정부를 압박했다. 여당에서도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승민-정병국-이종구-이혜훈 의원이 대 정부 공세를 이어갔다. 이현재-김광림-추경호 의원 등이 방어전선을 구축했지만 여야로 나눠 떨어지지 않는 20대 국회의 기재위 구도가 드러났다.

기재위 국감은 한 차례도 파행을 겪지 않았다. 때로는 여야 간 언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이현재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이 노련하게 조율했다. 조경태 위원장은 국감에 적극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토론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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