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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물류 인프라 구축과 도시 및 주택 건설을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2017년 예산(기금 제외)을 올해 본예산인 21조9392억원보다 9.8% 감소한 19조7949억원으로 책정했다. 회계·기금별로 보면 일반회계 5조1554억원, 교통시설특별회계 12조2871억원,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 152억원, 혁신도시건설특별회계 8억원, 지역발전특별회계 2조3364억원 등이다.
교통시설특별회계는 1조4000억원 이상 줄었고, 일반회계와 지역발전특별회계도 각각 4609억원, 2518억원이 축소됐다.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만이 유일하게 올해 대비 47% 이상 증가했다. 국토부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소관 지출통계에 포함되는 주택도기기금은 올해보다 4% 축소된 19조1592억원이 책정됐다. 또 자동차사고피해지원기금이 신설돼 811억원이 편성됐다.
◇신규사업 예산 37% 세종고속도로 투입··민자전환 쟁점 부각=국토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한 65개 신규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구리~안성고속도로 건설공사’다. 국토부는 내년 신규사업에 총 2657억원을 배정했는데 이중 37.6%인 1000억원을 이 사업에 편성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수도권 고속도로망 계획 중 남북의 5축을 완성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경기 구리시에서 시작해 세종시를 종점으로 하는 도로로 총 연장은 129km다. 사업비로 총 6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당초 정부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구간 전체를 민자로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서울~안성 구간(71.1km)은 재정사업으로 건설 후 민자로 전환키로 했다. 내년 신규사업 예산을 대거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산이 편성되면서 사업이 궤도에 오르게 됐지만 사업구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추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20대 첫 국정감사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구조를 민자가 아닌 재정사업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민자사업은 재정에 비해 사업기간이 길고, 통행료도 높아 국민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해찬 더민주 의원은 지난 4일 한국도로공사 국감에서 “민간에 비해 신용등급이 높은 도로공사가 직접 건설하는 게 경쟁력이 높은데도 민자를 유치하는 것은 기업 요구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민자로 하면 오히려 적격심사 등으로 사업이 늦어지고, 통행료도 비싸지는 만큼 민자를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도 “당초 도공과 국토부는 재정으로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며 “민자보다는 재정사업으로 개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방식이 민자사업 도입취지에 어긋나는데다 국회의 제정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해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처는 “민자전환 전까지는 민간투자사업심의회의 심의도 받지 않게 되고, 건설보상비를 심의하기 전까지는 국회의 재정적 관여도 받지 않게 된다”며 “만약 도로 건설 중에 민자사업으로 전환이 어려울 경우 개통 완료시까지 도공의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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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토부는 내년 공공임대주택 11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으로 총 7조7312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임대정책인 행복주택에 가장 많은 2조5070억원(공급계획 1만5000가구)를 편성했고, 기존주택전세임대 1조8360억원(2만7000가구), 장기전세 및 5·10년 분양전환임대 1조8006억원(2만7000가구), 기존주택매입임대 1조28억원(1만3000가구) 순이다.
반면 최저소득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영구임대(50년임대 포함)에 배정된 예산은 445억원(공급계획 4000가구)에 불과하다. 올해 예산보다 37.8% 삭감된 금액이다. 영구임대 예산은 2012년 4014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매년 급감했다. 저소득 서민을 위한 국민임대 예산 역시 올해보다 절반 가량 축소된 5403억원(2만4000가구)이 배정되는데 그쳤다.
최저소득계층 및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 확충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같은 예산 편성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 비율은 전체 주택의 5.5% 수준(2014년 기준)으로 OECD 평균 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영구임대의 경우 최저소득계층의 수요가 많아 입주신청 후 실제 입주하는 데까지 1년3개월 이상이 걸릴 정도다.
민간 매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효과가 낮은 분양전환임대를 축소하고, 영구·국민임대 등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정처는 “50년 이상 또는 영구적인 임대가 보장되는 영구임대주택은 최저소득계층의 주거복지를 가장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주거복지정책”이라며 “따라서 국토부는 최저소득계층의 실질적인 주거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해 영구임대 예산을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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