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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과 대한민국' 특별대담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10.18/사진=뉴스1 |
'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회장이 18일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 관료들은 계속해서 기술적인 변화를 이해하고 따라가고 필요할 경우 입법을 통해 기술적 진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이날 국회 제4차산업혁명포럼이 주최한 특별대담에서 "기술적 진보는 그에 맞는 입법을 통한 규제시스템이 마련돼야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슈밥 회장은 1971년 다보스포럼을 창립했으며 올초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처음 던진 인물이다.
슈밥 회장은 "기존 접근방식에 대한 기술적 돌파구나 혁신은 최근 몇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기술적 변화에 대한 입법은 수십년이 지나서야 완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정부는 기술적인 흐름을 따라잡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와 FBI(연방수사국), 애플이 보안 문제를 놓고 갈등했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FBI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총기 테러 사건 당시 사살된 테러범이 남긴 아이폰의 보안기능을 해제해달라고 애플에 요청했지만 애플은 이같은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정부와 애플의 갈등 이외에도 개인 진료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개인 사생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인 것도 있다"며 "정부와 입법기관, 기업간에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전 세계 의회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담은 국회 제4차산업혁명 포럼이 진행하고 있는 '퓨처스 아카데미'의 5번째 강의로 마련됐다. 제4차산업혁명포럼은 송희경 박경미 신용현 의원이 공동 대표로 있다. 대담 사회는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 교수가 맡았다.
슈밥 회장은 우리나라의 '재벌 체제'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거대한 물고기가 아니라 조그마한 물고기가 종합된 모습으로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며 "스타트업이나 협동조합 등과 협력네트워크와 조합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차 산업혁명 시기를 이끌어온 주요 산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여러 기존 산업들이 융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철강산업이 AI(인공지능)나 신기술과 융합돼 발전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재벌체제가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다.
슈밥 회장은 △쓰나미 처럼 빠르게 일어나는 변화의 속도 △여러 다른 분야에서 진행되는 혁명이 서로 융합하고 강화하며 변화하는 특징 △상품이 아닌 시스템의 혁명을 이끌고 있는 점 △인간의 삶, 정체성 자체를 바꾸고 있는 점 등 4차 산업혁명의 특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론 무선관제사나 우버 괸리자 등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지만 그 속도는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일자리의 창조적 파괴는 앞으로 더욱 급속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된 정부와 의회는 이제 옛것을 보호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유연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연성 확보를 위해서는 창조적 교육이 필요성하다고 역설했다. 슈밥 회장은 "대학에서 습득한 기술은 계속 업데이트 돼야할 것이고 좀더 체계화된 방식으로 평생교육이 되야할 것"이라며 "향후 교육은 가르치는 것을 학습하는 수준을 넘어 주변 환경에서 스스로 탐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변해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슈밥 회장은 창의적 교육을 통해 달성해야할 과제로 '시스템 리더'를 제시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보면 일부 자동차 제조업이나 전자부품 제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도시계획이나 보험 등등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전체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스템적 접근을 위해서 '플랫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슈밥 회장은 "시스템은 복잡한 개념으로 우리가 제3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을 해야 시스템적 접근을 할 수 있다"며 "새로운 학습 방식으로 새로운 개념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배우기 위해서는 결국 경쟁적 협력, 협력적 경쟁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권에 쓴소리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슈밥 회장은 "미국과 유럽의 정당은 기존 좌파와 우파의 간극을 넘어 옛 것을 지키고자 하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에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정당들도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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