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물어봤다?'…'송민순 회고록 논란, 대선주자 이념 검증대 되나

[the300]유승민 등 여권 대선주자, 파상공세…문재인 역공세 속 안철수·안희정 등 신중모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4·29 재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김현미 비서실장과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문 대표는 "박근혜정권의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2015.4.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에 담긴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배경에 대한 논란이 대선주자들의 이념 검증대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가운데 이를 계기로 여야 대선주자들의 안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대한민국의 찬성, 기권 여부를 북한주민의 인권을 짓밟고 있는 북한정권에게 물어봤다는 것"이라며 "문 전 대표가 만약 지금 대통령이라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북한정권에게 물어보고 결정할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되려는 분의 대북관과 안보관,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그동안 경제 정책 등 다양한 이슈에서 중도 포지션을 취해왔던 것과 달리 안보 분야에서는 보수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왔다. 이번 인권결의안 기권과 관련한 논란에서 문 전 대표에 날을 세우면서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비서실장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보다 더 많은 종북이적행위를 한 반역자를 보지 못했다"고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비판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노무현대통령은 김정일과 정상회담에서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하는 발언을 하고, 대북 비밀송금을 하고 국가정보원장이 김정일의 정보원 노릇을 했다"며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해를 김정일에게 갖다 바친 이들의 종북반역행위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보수층 자극에 나섰다.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역시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역사관, 정체성을 가진 정치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코 맡길 수 없다"며 "문 전 대표는 통일한국의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이념 검증을 요구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여당의 이념 공세를 "북풍과 색깔론"으로 역공세를 취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토론을 통해 다수결의 의견에 따라 기권표를 행사한 것”이라며 오히려 박근혜정부의 불통을 지적한 데 이어 이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북한과의 내통"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대단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내통이라면 새누리당이 전문이 아닌가. 앞으로 비난하면서 등 뒤로 뒷거래, 북풍(北風) ·총풍(銃風)"이라며 "선거만 다가오면 북풍과 색깔론에 매달릴 뿐 남북관계에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잠룡'으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당시 노무현정부의 결정을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국익차원의 올바른 결정"이라고 적극 옹호하며 "남북관련 사안 판단을 위해 북한입장을 조회한 것이 ‘내통’이면 북한과 아무 관계 없는 유신헌법 만들면서 북한에 통보한 박정희 정권은 그야말로 ‘북한결재’를 받은 것"이라고 새누리당의 공세를 '종북몰이'로 규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며 "국민 누구나 물을 수 있지만, 새누리당은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 판문점 총질을 사주한 총풍사건을 알고 있는 국민"이라면서 관련 동영상을 함께 걸었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는 안보 이슈를 놓고 문 전 대표와 선긋기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은 일단 공식 입장 표명을 삼가면서 신중 모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내세워왔던 만큼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르면 17일 관련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론적으로 북한 인권문제 해결이 필요하며 외교안보 정책을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인식은 잘못됐다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이번 논란이 자칫 정부여당이 '최순실 게이트' 등 박근혜정권의 국정 실패와 정권비리를 덮는 데 이용되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송 전 장관의 저서 내용이나 당시 대북 관계를 고려할 때 외교적 협의는 가능하지만 만약 지시를 받았다면 주권국가로서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더욱 유감스런 일은 서거하신 노무현 대통령님께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은 삼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문 전 대표의 태도에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집권 여당도 틈만 생기면 색깔론 구태를 재현하며 북과 내통했다는 등의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며 "국면 전환을 위해서 고장난 유성기는 이제 끝내라고 충언드린다"고 새누리당에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관련 언급을 피하며 논란의 양상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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