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남선녀가 청첩장 인쇄하고 반지 맞추면 결혼 임박한 거죠"라며 "대통령이 8·15 경축사나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독려하고 북한이 심상치 않다고 계속 얘기하면 선남선녀의 행동으로 결혼을 믿는 것처럼 우리 정부와 대통령은 북한 붕괴가 임박했다고 보는구나 추측하는 것은 무리가 없겠죠"라고 질의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북한 붕괴론을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고 북한 붕괴론에 근거해 정책을 입안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역시 "대통령의 발언은 정확한 상황 판단에 근거해서 이뤄져야 한다. 탈북자 입국 숫자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안 보이는데 대량탈북 가능성이 있나"라고 질의하자 홍 장관은 "대량탈북이 당장 있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며 "대통령 발언은 대량탈북을 말한 건 아니고, 고위층 엘리트층이 늘어난 것에 대한 얘기다. 탈북자들은 먼저 온 통일이고 통일의 시험장이므로 수용소를 잘 점검하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일부 외교관들의 탈북이 있었지만 그것이 북한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미있는 변화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자 홍 장관은 "최근 탈북자들 움직임을 종합할 때 북한 체제가 동요하는 측면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10만 탈북촌'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사진=뉴스1

박병석 더민주 의원은 '북한 내부 분열조짐', '북한 주민 대한민국 오시라', '관계부처, 북한주민 수용할 역량 가져라' 등 최근 박 대통령의 탈북 관련 발언을 열거하고 "북한 붕괴론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북한 정권을 흔드는 말씀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 장관은 "레짐 체인지를 정부에서 말한 적도 없고, 단지 현 상황을 이야기하시고 그와 관련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점, 경각심 가져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계로 알려진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도 박 대통령의 '탈북 발언'에 의문을 표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의 최근 대북 관련 발언으로 말이 많은데 정말 강하긴 하다"며 "근데 장관, 차관, 대변인들은 가만 있다. 대통령 혼자 최전선에서 싸우며 김정은 정권의 최대 표적이 되고 있는데 선전을 하든 심리전을 하든 여러분들이 나서서 싸워야지 왜 통수권자가 전면전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모든 대북 메시지가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문제다. 지금은 대통령이 통일부 대변인 격"이라며 "최고 통치권자는 전략을 결정할 때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그런 것이 전략적 유연성인데 정부는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극한상황이라 하더라도 북한과 대화할 채널을 만드는 게 통일부가 할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위층 체제 이탈을 갖고 대단히 과대평가하는데 균열 조짐이 보인다? 천만에. 아주 안정적이다. 한두사람 이탈은 가능하지만 절대로 집단행동은 안 한다. 자기들끼리 이권 투쟁은 해도 체제균열로 가는 조짐은 없다. 북한 경제가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석현 더민주 의원은 "2015년 탈북자 실태조사를 봤더니 고학력 탈북자의 45.2%가 단순업무 종사자"라며 "탈북하라 권유만으로는 안 되고 배려가 필요하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급한 마음에 탈북을 권유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북한의 감시를 강화할 것 같은 우려가 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