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국감]입대 전 집회 참여시 미행 대상?...도 넘은 기무사 사찰

[the300]이철희 의원 "과도한 감찰은 장병 인권침해"...데이트 미행·여친 뒷조사·이메일 수색까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군기무사령부가 군 입대 전 진보 성향의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한 장병에 대해 휴가기간 미행에 나서고 SNS활동을 사찰하고, 입대 전 통신 자료와 통신 내역까지 들여다 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육군 3군사령부에서 근무한 A씨(28)는 제대를 두 달 앞둔 올해 6월 29일 기무사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내사 사건' 조사를 받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A씨는 조사 전에 '진술 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 받지 못했고, 수사관이 조사를 마친 뒤 뒤늦게 이를 고지하며 관련 문서에 서명 날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에 위배되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은 A씨가 휴가기간인 작년 7월 30일, 숙명여대 건물로 들어가는 사진을 보여줬다. 입대 전 A씨가 대표로 활동 했던 동아리 주관 포럼 행사에 참석한 날이었다. 

수사관은 A씨에게 이 동아리는 일반 동아리가 아닌 운동권 서클이기 때문에 해당 동호회 주최 행사는 내용이 무엇이든 정치적 행사라 주장했다. 

이 의원은 확인 결과 "이 동아리는 주 1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강연회와 학술지 발간 등의 활동을 하는 학술동아리로 2012년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지원하는 100대 동아리에 선정 된 바 있다"며 "서울대학교 우모 교수가 자문 교수로 활동 중인 동아리였다"고 설명했다. 

수사관이 미행한 날 개최된 포럼은 자문교수인 우교수와 유네스코 과학기술윤리위원인 김모 국민대 교수, 과학잡지 편집장 A씨 등의 강연이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수사관은 다음날인 7월 31일 서울대에서 열린 다른 행사에도 A씨가 간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A씨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된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이 사람 집회 안 가겠구나' 싶어 그때부터 따라다니지 않았다는 발언도 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당시 A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이었는데 A씨는 수사관이 '여자친구 B씨 유명하지 않느냐. 위안부 문제가 열리면 매번 가고'라는 발언을 하고 "내 얼굴이 익숙하지는 않냐. 내가 당신 전담이다. 오고 가며 여러번 보지 않았냐"는 발언을 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상당 기간 본인의 뒷조사를 해 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기무사는 A씨의 입대 15개월 전인 2013년 8월부터 1년간 다음카카오, 네이버, 네이트 등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A씨가 이용한 e-mail 등의 자료를 압수수색하고, 2014년 10월 13일부터 그 해 말까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등을 조회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입대 전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몇 차례 선고 받은 전력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우려해 군 복무 중 일체의 사회활동에 참여하지 않았고, 모범적인 군 생활로 부대장에게 '모범병사 표창'과 '특급전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적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무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A씨가 휴가 기간 동아리 행사에 참여한 사실 등이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속 부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에게 '휴가 제한 3일'의 처분을 내렸다.

기무사 관계자는 "A씨가 입대 전 각종 불법 집회에 참가했고 입대 후에도 휴가 간 학생운동단체가 주관한 모임에 참석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 내사를 진행한 것"이라면서 "혐의점이 다소 미약해 내사를 종결하고 수사로 전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A씨가 주장하는 수사관의 발언 내용은 영상녹화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녹화를 수사 전 과정에 했던 것이 아니라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체 조사 시간이 3시간 가량이었으나 영상 녹화본은 2시간 10분 분량이라며 중간 중간 휴식 시간 등에 녹화를 하지 않은 점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아울러 A씨를 조사한 수사관은 현재 개인 사정으로 연락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이 의원은 밝혔다.

이 의원은 "기무사는 A씨가 입대 전 진보 성향의 사회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A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의 피내사자로 상정해 광범위한 사찰을 진행했다"면서 "과도한 감찰은 장병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준법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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