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사진=뉴스1

외통위 여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정부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참담한 심정에 공감하며 유엔(UN)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한 뒤 개최된 62차 유엔 총회에서 기권을 해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민순 장관의 회고록을 집어들며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과 문재인 비서실장이 관여해 유엔 총회 표결에서 우리 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에 물어보자고 결론냈다고 한다"며 "당연히 북한은 부정적인 답변을 했고 결국 기권을 결정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가 북한 정권 눈치보기에 급급해 끌려가다가 결국 북한에 2차, 3차 핵실험, 현재의 5차 핵실험까지 방조 내지 끌려 갔다는 방증이 될 수 있는 사례"라며 "북한 눈치보기가 극에 달한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정양석 의원은 "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은 2003년부터 채택돼 왔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단 한번만 찬성하고 나머지는 기권했다"며 "우리 위원회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정 의원은 오후에 국감이 속개된 후에도 "당시 송민순 장관은 대통령에게 (찬성을) 건의했지만 문재인 실장 등 참모들이 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느냐고 해 결국 2007년 대한민국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며 "당시 역할을 하신 문재인 실장이 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이고 지지율도 높은데 대통령에 당선되면 현 정부와 다른 대북정책을 펼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북한을 앞에 두고 우리 정부는 남남으로 갈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재권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이 마치 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의 약점 큰 것을 하나 잡은 것처럼 말하는데, 당시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겠다"며 제동을 걸었다.

그는 "참여정부는 안보를 굳건히 하면서 제재와 대화라는 병행전략을 구사했다. 당시엔 10.3 합의로 비핵화 합의가 이뤄졌고 남북정상회담 직후로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으로 지금과 판이하게 다르다"며 "북한을 편들었단 건 사실이 아니고 북한이 나서 인권문제를 개선하도록 촉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고 국기를 흔들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당시 (안보조정회의 회의록) 문서열람 등을 해야 하며, 이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한다. 야당이 반대하면 여당 단독으로라도 조사위를 구성하겠다"고 맞섰다. 

이에 문희상 더민주 의원은 "참여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증언하겠다"며 "이 상황이 국기문란이라고 하는데 정치공세일 뿐 실제상황과 다르다. 어느 정권이든 정책적 결정의 시시비비가 추후 밝혀지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는 10.4 정상회담 끝나고 1년도 안 된 상황으로 북한 총리가 청와대에 와서 만찬하던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결정시 무척 고민했을 것이지만 이후 북한인권법이 여야 합의로 의결되고 원천적 문제가 해결됐는데 이걸 다시 끌어내 당시 외교장관 회고록을 갖고 책임을 묻는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파만파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문희상 선배님 말씀 듣고 그럴 수 있단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일국의 대통령 비서실장이 안보실장이 종합판단해 찬성해야 한다는데 대통령 심기를 편하게 해주자고 기권했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국가 안위가 중요하지 대통령 심기와 북한 입장이 중요한가"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그게 아니라니까. 지금 무슨 참여정부 국정감사 하는 거야? 지금 노무현 정권이야? 정치공세하는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여야 간엔 "어디 아파요?" "안 아파요" 막말이 오가는 등 싸움이 벌어졌다. 

심재권 위원장이 사태를 수습한 후에도 공방은 계속됐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당시 노무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을 "코미디"라고 규정하고 "북한한테 물어보자고 한 노무현 정부 참모진들은 참으로 아연실색케 한다. 남북 문제를 중시해 그랬을 수 있지만 북한인권 문제에는 눈감은 것으로 재발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