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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와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10.11/사진=뉴스1 |
고 사장은 이른바 '이정현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간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9·12 경주 지진' 당시 재난 방송이 늦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고 사장은 "지진에 대한 대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향후 준비 태세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대영 "답변하지 말라" 지시…국감 정회 소동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 미방위 KBS와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인용 보도본부장에게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대표)이 KBS 보도국장에게 외압성 전화를 했다는 내용에 대해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했는데 왜 보도를 안했냐"며 경위를 따졌다.
고 사장은 보도본부장의 답변을 가로막으며 "보도본부장은 보도를 책임지는 책임자"라며 "(특정 기사가) 나갔냐 안나갔냐는 것을 보도 책임자에게 묻는 것은 언론 자유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이 다시 보도본부장에게 채근하자 고 사장은 "답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고 사장은 보도본부장의 답변을 가로막으며 "보도본부장은 보도를 책임지는 책임자"라며 "(특정 기사가) 나갔냐 안나갔냐는 것을 보도 책임자에게 묻는 것은 언론 자유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이 다시 보도본부장에게 채근하자 고 사장은 "답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의 증언과 감정 등에 따른 법률에 따라 선서를 한 증인에게 다른 증인이 답변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약 30여분간의 정회를 거쳐 속개된 국감에서 고 사장은 "언론의 가치를 강조하다보니 표현이 과했다"며 "증인선서를 한 증인에 대한 의원의 질문을 방해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고 사장의 증언 발언 방해 행위에 대해 상임위 차원에서 고발하는 방안을 놓고도 입씨름을 벌였다. 더민주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고 사장이 타 증인에 대한 증언 가로막은 것은 국회에서의 증언과 감정 등에 관한 법률 12조2항에 해당한다"며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위원회에서 논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여당 간사 입장에서는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본다"며 "다만 표현상에 부적절한 부분은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했다. 위원회가 과민하게 반응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맞섰다. .
◇고대영 "'이정현 녹취록' 간섭 아니다"
고 사장은 이어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대표)가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건 것에 대해 "간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변재일 더민주 의원이 "KBS 입장에서 KBS 보도국장에 대한 외부의 전화가 최소한도의 간섭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대영 사장은 "저도 보도국장 출신"이라며 "(보도국장 당시) 수없이 전화를 받았다. 저는 그것을 간섭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KBS는 국민의 방송이고 누구든 방송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의견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보도국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더민주 의원은 고 사장에게 "청와대나 특정권력, 특정 경제집단, 특정 이해집단 등의 압박을 차단해주는 것이 사장의 할일"이라고 지적했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해 "나름대로 KBS 사장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며 "완전하다고 보진 않지만 외부 압력 청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녹취록' 파문에 대해 보도를 안한 경위를 묻는 유승희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저희도 소송 당사자 입장에서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받았다"며 "그외에 객관적인 사실은 다 보도를 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선대인 하차논린' "제작진이 결정한 것…외압없어"
최근 이슈가 된 '선대인 KBS 외압하차' 논란에 대해 고 사장은 "자기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이 결정한 것에 대해 사장이 일일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 사장은 박홍근 의원이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과 관련해 KBS가 어떤 입장이 있어서 중도 하차를 결정했냐"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에 대해 프로그램 담당 CP(책임PD)와 선대인 소장의 통화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며 "김정수 1국장이 외부에서 선 소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듣고 와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해 "제작진 보고에 따르면 선대인 소장의 발언이 너무 주관적이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선 소장은 KBS 아침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의 '고급정보열전' 코너에 출연하다 추석 연휴 직전인 12일 마지막 방송 뒤 13일 '출연정지' 통보를 받았다. 선 소장은 해당 프로그램이 3회마다 시청자 투표 등을 통해 최하위 탈락자를 결정하는 규칙을 갖고 있는데도 마지막 결산에서 3위를 한 자신이 탈락했다며 석연찮은 이유가 있다고 SNS를 통해 주장했다.
KBS 한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의 주 시청자층이 주부라서 가장 민감한 것이 자기가 가진 아파트값이나 전세값"이라며 "이런 분들에게 교통사고 정보나 의학정보와 (선 소장의 의견이) 혼재돼 나가면 개인 의견과 정보를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9·12 지진' "재난방송사 역할 다 못했다"
'9·12 경주 지진 당시' 재난 대비 방송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고 사장은 "당시 재난 방송사의 역할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희 더민주 의원은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가 지진상황에서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드라마 내보내고 대피요령 안내에는 10시간 넘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고 사장은 "지진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5월12일 기상청에서 오는 지진통보가 한번 잘못해서 자막이 나간 적이 있다. 기상청에서 온 것을 확인하지 않고 나가 오보를 냈다. 그 과정에서 지난번 경험이 있으니 확인하느라 늦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진은 규모 5.8 지진이 처음이라 그 상황 정보를 다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라며 "4분짜리 속보를 냈지만 상화 파악이 안돼 있었고 방송을 끌고 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9시뉴스부터 재난 방송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 시정해나갈려고 하고 있고 지금도 전체적으로 예행연습도 진행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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