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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5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25개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16.10.5/사진=뉴스1 |
과학기술 연구현장의 연구원 이탈현상이 가속화되는 등 국가 과학 기술 경쟁력에 빨간등이 켜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9곳은 출범이후 현재까지 창업기업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만큼 산업 경쟁력이 있는 과학기술연구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연구기관들이 국가R&D 예산으로 구비해놓고 방치해 사용할 수 없게된 장비가 수천억원대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형 발사체 일정연기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나 내년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연구용 원전 '하나로'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현장 떠나는 과학기술 연구원…떨어지는 국가경쟁력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5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KAIST 등 과학기술 특성화 5개 대학 졸업자 833명이 로스쿨 및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어 최근 5년간 1031명의 퇴직자 중 659명이 스스로 출연연구원을 떠났다는 지적도 내놨다. 신 의원은 "청년연구자들은 로스쿨과 병원으로, 출연연구원 중진연구자들은 대학으로 미련없이 떠나고 있는 데다 해외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친 연구자들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아 과학기술계 인력 이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고령화 및 낡은 조직 체계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ETRI는 지난 2008년이후 연구과제 수가 2배 이상 증가(214개 → 463개)한 반면, 과제당 평균 연구비는 반토막(21억원→10.4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은 "ETRI는 과거 TDX, CDMA 등 대형과제를 중심으로 굵직한 성과를 내며 우리나라 ICT 산업 발전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10년간 시장에서 큰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대형과제는 고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 연구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로 고착화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화와 동떨어진 연구…부족한 예산 부실사용도
과학기술 연구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출연연구원 중 9개 기관은 창업기업이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첨단기술 기반의 창업기업일수록 수익 및 고용창출 효과 뛰어나다"며 "연구원 창업을 개인 창업이 아닌 출연연구기관의 기술사업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 연구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출연연구원 중 9개 기관은 창업기업이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첨단기술 기반의 창업기업일수록 수익 및 고용창출 효과 뛰어나다"며 "연구원 창업을 개인 창업이 아닌 출연연구기관의 기술사업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은 연구기관들이 국가R&D 예산으로 구비해놓고 방치해 사용할 수 없게된 장비가 수천억원대에 달한다는 주장했다. 국가연구시설장비관리서비스(이하 NTIS)에 2016년 8월말까지 등록된 3000만 원 이상 국가연구시설장비 중 1639개는 사용하지 못하는 불용장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장비들의 총 취득비용은 1804억 원에 달한다. 6개월 이상 사용이 없거나 한 두 번사용에 그친 유휴·저활용 장비는 총 748개로 이 장비들의 취득비용에는 1035억 원이 들어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09년에 취득한 '훈련용 헬기 시뮬레이터'의 경우 약 63억 원이 투입됐지만 취득 이후 단 10번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민경욱 의원은 "정부는 막대한 R&D예산으로 연구장비를 구입했으나 구입 시 수요예측 미흡, 연구자들의 국가 연구장비 사용에 대한 안일한 인식 등으로 고가의 연구장비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연구과제가 종료되더라도 각 정부출연연구원간 또는 대학들과 장비를 공유해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 대선의식해 늦추나?"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총괄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내년 12월로 예정된 시험발사가 10개월 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정부가 내년 대선 전에 발사할 방법을 찾기 위해 일정연기 결정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6월29일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연구원의 '10개월 지연' 의견이 보고가 돼 논의가 이뤄졌지만 이같은 논의 내용이 7월8일로 예정됐던 국가우주위원회에 상정되지 않고 연기됐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10달을 연기하면 내년 12월 있을 대선이 끝난 후가 된다"며 "대선 기한에 맞춰보려는 미련 때문에 지연결정을 미루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 역시 "내년 12월 대선이 있다는 점과 10개월 연기시 박 대통령 임기내 시험발사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의식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홍남기 미래부 차관은 "연구원에서 10개월 정도 지연을 얘기하고 있는데 외부 전문가를 통해서 어느 정도 딜레이가 될지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전문가 검토가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검토가 끝나면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해 결정하겠다"고 해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와 고준위 폐기물 저장고 등 주요시설의 내진설계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미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구원 전체 83개 건물 중 내진 대상 건축물은 52개이며 이중 54%인 28개 건물에 내진 적용이 안됐다고 주장했다.
내진 보강이 안된 건물에는 고준위폐기물저장고와 폐수처리시설, 발전로설계동 등 방사선 및 유해물질 안전 관련 주요 시설들이 포함돼 있다. 연구원 측은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고준위폐기물저장고에는 현재 중준위폐기물을 저장하고 있으며 사용후핵연료는 내진적용된 '조사후시험시설'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경우 지난해 3월 원안위로부터 설비 보강 조치를 요구받은 바 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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