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순방 당시 LH와 포스코건설은 이란 교원연기금과 현지에 문화상업시설인 K타워를 건설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MOU 추진 과정에서 미르재단은 한류교류증진의 추진 일원으로 관련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위 야당 의원들은 설립된 지 6개월밖에 안된 미르재단이 관련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며 그 배후로 청와대를 겨냥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결과를 정치적 공세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감 시작부터 與野 '미르재단' 공방=이날 국토위 여야 의원들은 국감 시작부터 LH의 K타워프로젝트 미르재단 특혜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최경환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LH가 관련 자료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며 국회 차원에서 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어제 K타워 및 미르재단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밤 11시30분까지 기다렸는데 자료가 안 왔다. 10시 이후에는 전화도 안받더라"며 "사실상 거부하는 것인데 위원장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국감 질의에 앞서 진행된 의사진행발언에서도 여야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과 관련이 없다고 했는데 이번 K타워 프로젝트로 구체적으로 (청와대가) 관련 있는 게 확인됐다"며 K타워 프로젝트를 진행한 LH 실무담당자들의 국감 출석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선 '질의 때 이야기하라'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감장이 술렁이자 조정식 국토위원장은 장내를 정리하며 "이 자리에 나와 있는 증인들은 국회법에 따라 채택된 증인이고, 추가 증인은 간사간 협의해서 가부를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김현아 새누리당 의원이 "민감한 이슈에 똑같은 질문을 하면서 서민주거안정 등 국토위 이슈가 간과되지 않아야 한다. 초선 의원으로 감히 당부 말씀드린다"고 하자 이번엔 야당 의원들이 불만을 나타냈다.

임종성 더민주 의원은 김 의원이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초선으로 못할 말을 한 것이다. 의원들 개개인이 다각적으로 묻는 거고 정책질의도 다 한다"며 "의원 개개인의 권한을 존중해야지, 불편한 이야기다"고 반발했다..

◇“미르재단 K타워 참여 청와대 작품”=본격적인 국감에 들어가서도 여야는 공방을 이어갔다. 국감 본질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안규백 더민주 의원은 K타워 프로젝트를 LH가 주도한 것인지, 청와대가 지시한 것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이에 박상우 LH 사장은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할 때 관계기관들이 성과사업 발굴을 위한 협의절차를 진행하는데 해당 회의에서 주관을 맡아달라고 요청 받았다”면서도 청와대 지시는 없었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LH가 체결한 MOU 한글본과 영문본의 차이점도 따져 물었다. 영문본에는 ‘한류교류증진을 위한 조직 중 하나(One of the organizations)’로 표기된 반면 한글본에는 ‘한류교류증진의 주요 주체’로 표기된 것을 놓고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

박 사장은 “실무자의 단순 번역오류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미르재단이 참여한 것은 부지조성 및 건설 등은 LH가 전공이지만 한류는 전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임종성, 주승용, 최인호, 전현희, 황희 등 야당 의원들도 관련 의혹들을 잇따라 제기했다. 특히 MOU 체결 전후로 수차례 열린 청와대 연풍문회의를 누가 주재했는지, 미르재단을 연풍문회의와 MOU에 참여시킨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LH는 일부 연풍문회의를 청와대가 주재했다고 밝혔다.

임종성 의원은 “MOU 체결당시 언론 기사들을 보면 안종범 청와대 수석이 'K타워는 한류문화확산과 비즈니스를 위한 거점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실적을 부각하는 멘트가 나온다”며 사실상 K타워 프로젝트를 청와대가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도 “MOU 과정에서 미르재단이 포함됐고, 합동회의(연풍문회의)에 청와대도 참석한 점을 보면 청와대가 미르와 전혀 관계없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자료만 봐도 청와대가 깊이 개입했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연이은 의혹 제기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불필요한 정치적 공세를 그만하라”며 반발했다. 이헌승 의원은 “K타워 프로젝트는 경제문화사업으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MOU에 민간재단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특혜로 몰아가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며 “양국간 합의에 따라 체결된 MOU까지 정쟁으로 삼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종섭 의원도 “대통령 해외순방 시 사업을 추진할 때 누가 참여할 것인지 가기전에 회의하고 다녀와서 성과 등을 회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LH와 포스코건설, 이란 교원연기금 3자가 사업 주체로 나와 있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