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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투쟁본부와 유족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경찰 협의에 대한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부검에 대한 절대 반대와 부검영장 전문 공개 및 사망진단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2016.10.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장 출신인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4일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논란과 관련, '외인사'(外因死·외부요인에 의한 사망)라는 소견을 내놨다.

성 이사장은 이날 건보공단 원주 본사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그동안의 정황과 언론보도 등 여러가지 상황에 비춰볼 때 외인사라고 판단하는 게 가장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손 원장도 "주치의가 '병사'(病死·질병에 의한 사망)라고 주장하면 그 부분에 대해 (사망진단서를 수정)하긴 어렵지만 저는 '외인사'가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병사'라고 기재한 서울대병원을 비판한 전국 의대생들의 성명서를 언급하며 "의료계 후배들의 물음에 어떤 의학적 소견을 갖고 있는지 밝혀달라"고 물었다.

성 이사장과 손 원장은 대표적인 의료계 원로다. 성 이사장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대병원장을 지냈고 손 원장은 연세대 보건대학원 원장과 한국의료윤리학회장, 한국보건행정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성 이사장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과도 직접 통화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성 이사장과 손 원장의 답변 이후 복지위 국감은 새누리당의 문제 제기로 30여분 동안 지연됐다. 소아과 전문의 출신의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저를 포함해 성 이사장과 손 원장도 백씨 관련 분야에서는 전문의가 아니다"라며 "진료기록이나 주변정황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팩트(사실) 없이 의견을 밝히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석진 의원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국가기관장이 개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윤소하 의원은 이에 대해 "백씨의 사인이 왜 정치적 문제인지 의문"이라며 "국감장에서 기관장의 발언을 특정 방향으로 압박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여야간 논쟁이 빚어지자 성 이사장은 "'의료인으로서 상식적으로 사인을 판단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 그동안의 정황과 환자의 경과를 볼 때 외인사가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던 것"이라며 "정확한 사인에 대해 물어본다면 그것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복지위에서는 백씨의 유가족을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할지를 두고도 여야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복지위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오는 14일로 예정된 국정감사 종합감사 증인으로 30일 채택한 상태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다 지난 25일 사망했다. 백씨의 사망 당시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의 지시로 레지던트 A씨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의 종류가 '병사'로 기록됐다.

의료계 등에서 논란이 일자 특별위원회를 꾸린 서울대병원은 전날 "사망진단서에 문제가 없고 의료진에 외압도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이윤성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든 자살이든 선행사인이 (백씨처럼) 급성 경막하출혈이면 외인사로 적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