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전폭발' 막을 핵심장치 PAR, 80%가 성능 검사 안해

[the300][런치리포트-원전 안전]검사장비 자체가 없어…'기술매뉴얼'도 없는 방식으로 조치

해당 기사는 2016-09-3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지진 등 비상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원전사고인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장비 가운데 약 80%가 제대로된 성능검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아래 사진)은 29일 한국원자력기술원(KINS)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원자력기술에 대한 '공급자 등 검사보고서'(이하 보고서)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재 운전중인 원전 24개에 설치된 596개의 피동형수소제거장치(PAR, 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 가운데 81.5%인 486개가 내환경검증 시험을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PAR은 연료봉이 녹아 수소가 격납고를 채우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백금과 팔라듐의 촉매작용을 이용해 원자로 격납고 내부의 수소농도를 저감시키는 장치다. 별도의 전원이나 조작이 없어도 자동으로 수소를 흡수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정전으로 수소제거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결국 수소 폭발로 이어졌다는 반성에 따라 전면 도입이 결정됐다. 221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5년에 배치됐다. 

수소 폭발이 발생하지 않게 막는 것은 원전 사고의 피해를 줄이는 핵심 대책이다. 지진 등 인력으로 대비가 불가능한 사고로 원자로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방사능 물질을 격납고나 원전 건물 내부에 묶어 둘 수 있는지 여부가 걸려 있다. 수소 폭발이 발생할 경우 원전 사고가 원전 외부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책정한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상 4단계 아래의 수준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는지 여부가 달려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DB
문제는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제대로된 성능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성수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KINS는 "설계시방서 및 내환경검증계획에 따라 소형과 중형, 대형 등 모든 유형의 PAR에 대한 내환경검증이 수행돼야 하나 소형 PAR에 대한 내환경검증 시험만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운영중인 원전에 배치된 PAR 가운데 소형 110개를 제외한 중형과 대형 486개에 대해 성능시험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KINS가 PAR 제작업체인 한국원자력기술에 대한 '공급자 등 검사'를 실시한 후 작성한 것이다. 원전 안전 부품의 경우 제작업체가 성능시험을 자체적으로 기계연구원 등에 의뢰해 실시해 시험성적서를 제출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원전부품 납품업체들이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 적발된 '원전 비리 사건'이 발생하며 KINS에서 안전부품 제작업체의 시험성적서가 적절하게 작성됐는지를 교차확인하는 '공급자 등 검사제도'가 도입됐다. 

특히 원전비리사건이 발생한 직후 PAR의 성능을 검증한 새한TEP가 냉각재상실사고 시험시 붕산수 대신 일반수를 사용하고 PAR의 내진성능 시험을 0.2g(중력가속도)에서 수행하고도 0.3g에서 성공한 것처럼 조작한 전례도 있다. 당시 국회 산업위 국정감사에서 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새한TEP가 소형PAR만 성능시험을 하고도 중형과 대형 PAR도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KINS는 이에 대해 "중대형 PAR에 대한 내환경검증시험을 위해서는 PAR의 크기에 비례하는 대규모 시험설비 구축이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에 해당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PAR 관련 해외 사례에 따르면 중대형 PAR에 대한 내환경검증은 소형 PAR에 대한 검증결과를 기반으로 상사성 분석 및 평가를 통해 수행되고 있다"며 "국내 사업자도 시정조치 결과로 이같은 평가방법을 준용해 중대형 PAR의 성능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의원은 그러나 "그동안 3년 넘게 이 방법을 한번도 적용한 적이 없고 이와 관련한 기술매뉴얼도 존재하지 않아 KINS의 조치사항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KINS가 지적은 하고 사업자는 얼렁뚱땅 넘어가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만큼 KINS가 '검사 결과 추적관리 시스템'을 엄정하게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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