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리벤지 포르노 근절법

[the300](이주의 법안)'2016년9월2~3주'

"내영상 삭제 좀" 한해 진정만 3400건…셀카유포도 성폭력범죄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 2013년 10월 내연녀 A씨(52)로부터 4개월만에 헤어질 것을 요구받은 B씨(53). 앙심을 품은 그는 A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둘의 사이가 좋을 때 A씨로부터 받았던 A씨의 나체 사진을 자신의 인터넷 계정 프로필 사진으로 지정한 뒤 A씨의 딸이 올린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던 것. A씨의 딸에게 엄마의 '불륜'을 눈으로 확인하게 하는 것은 물론 공공연히 인터넷상에 A씨의 나체사진을 전시한 셈이다. 

1심과 2심을 거쳐 징역 8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받았던 B씨는 대법원 판결을 통해 재심리가 결정됐다. 검찰이 적용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대표발의한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은 올해 초 논란이 된 해당 판결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판결은 법조문에 명시된 것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할 경우'라는 점 때문에 불거졌다. B씨가 유포한 사진은 A씨가 스스로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법조항의 '확대해석'을 경계한 것이긴 하지만 카메라 셔터를 누가 눌렀는지에 따라 성폭력처벌법의 적용 여부도 갈리게 되는 모호한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진 의원은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에 스스로 촬영한 '셀카'인 경우에도 제3자가 동의없이 이를 유포할 경우 성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사례와 같은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보호장치다.

개정안은 처벌조항 중 벌금형도 대폭 강화시켰다. 동의없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유포한 경우에 대해 기존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동의없이 촬영한 촬영물을 상업적으로 유포한 경우에는 3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상향토록 했다. 또 촬영 당시 당사자의 동의가 있었거나 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에는 동의없는 유포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던 것을 30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징역 1년당 1000만원 비율로 규정토록 한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안과 국회사무처 법제예규 기준을 따른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의 '구멍'을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은 이미 사회현상을 반영해 조금씩 강화돼 왔다. 2010년만 해도 '다른 사람'의 민감한 사진이라도 촬영 당시 당사자의 승낙을 받았을 경우에는 유포해도 성폭력처벌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당시에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촬영에 동의했다는 것은 둘 사이의 관계에서 이뤄진 것이지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하는 것까지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문제점이 지적됐고, 2012년말 이를 반영한 개정안이 통과됐다. 스스로 찍은 촬영물의 동의없는 유포까지 막을 수 있도록 한 진 의원의 개정안은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촬영과 유포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일반인들도 누구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몰래 촬영하는 '몰카'뿐 아니라 헤어진 연인에 대한 보복으로 성관계 등 민감한 사생활을 담은 촬영물, 즉 '리벤지포르노'까지 새롭게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법이 고민해야 할 영역은 계속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진 의원은 "카메라의 활용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내 알몸 사진을 자기 애인에게 파일로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며 "사회가 바뀌는 과정에서 놓치게 된 부분이고 어떤 면에서는 법의 지체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인터넷 상 개인 동영상으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는 이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신상이 노출됐다'는 당사자 신고를 통해 방심위가 삭제한 인터넷 개인 성행위 동영상은 2013년 1166건, 2014년 1404건으로 20.4% 증가했다. 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1월~11월말)에는 이같은 진정이 무려 3397건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정부 역시 음란물 유통과 개인정보 침해 영상 등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만큼 법안의 빠른 통과도 기대된다. 방심위는 올해부터 인터넷 상 개인 성행위 영상 등 초상권 침해정보에 대해 본인 뿐 아니라 제3자도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이에 따른 시정요구 건수는 지난해 4분기 815건에서 올해 1분기 1605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본인여부 확인 및 피해사실 소명 절차도 간소화해 심의를 실시하고 있으며, 한 번 삭제한 개인 성행위 영상이라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해 점검하는 등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진 의원은 "개정안으로 얼마나 (리벤지포르노를) 줄일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같은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엄청난 충격이고 범죄행위가 될 수 있는지 환기시킨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선미, 포르노와 싸우는 이유 "범죄에 무감각해지면 안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사진=김창현 머니투데이 기자

최근 헤어진 애인에 대한 복수(리벤지)로 동영상을 유포하는 '리벤지 포르노'를 막는 법안을 제출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단순히 헤어지자는 배신감에 '그 사람이 당해야 한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고 범죄 행위일 수 있단 걸 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진 의원은 본인이 본인 신체를 찍었더라도 이 동영상을 타인이 유포하면 성폭력으로 처벌하게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런 행위는 지금까지는 명예훼손 처벌만 가능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9월 둘째~셋째주 국회에 발의된 법안 중 가장 의미 있는 '핫액트'로 선정했다.

그는 the300과 인터뷰에서 "(음란물 사이트) 그 안에서 펼쳐지는 범죄행위 양상이 너무 엄청나고 수많은 여성이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며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신의 개정안에 대해 "웹사이트에 대해 일상적 사찰을 용인하는 것 아닌가, 표현의 자유 측면은 없을까 스스로 경계했다"면서도 "(동영상 유포가) 엄청난 범죄일 수 있다는 데 무감각해지는 것을 재조명, 주의를 환기시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로 통하는 '소라넷' 폐쇄에 앞장섰다. 해외에 산재한 이 사이트 서버를 압수수색, 소라넷을 폐쇄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라넷은 리벤지포르노 유포의 주요 경로로도 악명 높았다.

-이 문제에 관심 가진 계기는. 
▶ 소라넷 안에서 펼쳐지는 범죄행위 양상이 너무 엄청났다. 수많은 여성이 몰래카메라 공포를 호소하고 실제로 강간하는 걸 생중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소라넷폐지 청원을 수만명이 하고 있었다.

-리벤지포르노를 근절하지 못하는 현행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
▶ 자기 알몸을 찍어서 자기 애인에게 파일로 보낼 수 있다니 카메라의 활용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런 변화 속에 놓친 것이다. 법의 지체일 수 있어서 보완이 필요하다.

-개정법에 반대의견도 있을 수 있다. 
▶ 성인물을 건전하게 이용하는 관점에서 보면 '왜 나까지 범죄자 취급해'라고 권리가 침해 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명절에 만난 사촌의 몸을 촬영해 올리는 등 일반인들이 그런 것에 노출돼 있는 건 너무 끔찍한 일이다.

-법안통과 전망은 밝은가.
▶ 그럴 것으로 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에게 설명도 하고 빠르게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밖에 주목했으면 하는 진의원의  법안이 있다면.
▶ 지난 7월 발의한 형제복지원법(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법 제정안)이다. 1975~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에 격리 수용돼 폭행, 강제노역, 성폭력을 당한 사건을 규명하고 보상하는 것이다.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채 가해자가 2달전 사망했다.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日 '미타카스토커' 사건이 경종..선진국 리벤지포르노와 전쟁

일본 미타카스토커 살인사건의 공판이 지난 3월 시작됐다. 일본 사법당국은 범인에게 살인죄에 더해 복수의 포르노 관련 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사진=일본NNN방송 캡쳐

'리벤지포르노(Revenge Porn·헤어진 연인이 복수심에 유포한 성행위 영상 및 사진)' 문제는 비단 한국과 특정 음란사이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리벤지포르노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처벌규정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 

영국 런던경찰은 최근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리벤지포르노 피해신고 접수 건수가 총 319건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월 평균 32건이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4월 리벤지포르노 처벌법을 제정했지만 실질적 처벌은 어려웠다. 하지만 피해신고가 급증하면서 처벌의 실효성을 높인 법안이 국회서 논의되고 있다. 

일본도 비슷한 수순이다. 일본경찰청은 지난 한해 일본 경찰에 신고된 리벤지포르노 피해건수가 1143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63.4%)이 현 교제대상 및 전 교제대상의 범행이었다. 경찰은 이 중 276건에 대해 가해자를 체포, 구속했다. 

일본의 리벤지포르노에 대한 제재가 처음부터 강력했던 것은 아니다. 리벤지포르노 문제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2013년 10월 발생한 이른바 '미타카(三鷹) 스토커 살인사건'이다. 범인이 결별한 연인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교제 동영상을 인터넷에 퍼트려 리벤지포르노 문제가 본격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사건 초기 일본 정부는 현행법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며 신규 규제를 망설였지만 리벤지포르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속도로 일면서 결국 2014년 말 '사생활성적동영상피해방지법'이 시행됐다. 리벤지포르노 가해자에 대해 최대 2년 이하 징역이나 50만엔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에 앞서 처벌수위가 크게 강화됐다. 각 주별로 수위가 다르지만 뉴저지주의 경우에는 '성적 묘사가 노골적인' 사진을 상대 동의 없이 유포하기만 해도 모든 유포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역시 '은밀한' 사진을 유포할 경우 처벌하고 있다. 


소송촉진 특례법 등 8건, 이주의 법안 선정


금융 소비자나 서민 채무자의 피해 예방을 골자로 한 일명 채무자방어법 등 8개 법안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이주의 법안'으로 선정됐다.

더300은 9월2~3주(9월5~13일) 국회에 발의된 178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19개 법안이 발의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선정했다.

정 의원안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지않은 유동화회사(사실상 채권추심)의 경우 민사소송을 통해서 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유동화회사들이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저가에 매수한 뒤, 소멸시효가 지난 것을 모르는 소액 채무자들에게 원금 감면 등 안내를 하면서 채무 일부를 상환하도록 한 뒤 시효를 부활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동안 유동화회사들은 이런 방식으로 잔존 채무에 대한 집행을 이어가거나 채무자 주소가 불명확한 경우 공시송달을 통해 지급명령을 확정시킨 뒤 강제집행을 하기도 했다.

법사위에선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이 발의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일명 리벤지포르노 금지법)도 선정됐다. 애인의 변심 등을 이유로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음란동영상을 유포하는 경우 성폭력 행위로 간주, 처벌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18건의 법안이 발의된 기획재정위원회에선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담배사업법이 선정됐다. 청소년의 구입비율이 높은 20개피 미만의 담배 소량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13건이 발의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유승희 더민주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뽑혔다. 합법적 트래픽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통신사업자는 인터넷전화(화상통화 등) 서비스의 데이터양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된다.

14건이 발의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김종회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이 선정됐다. 농산물의 출하를 약정하면 지역농협이 농민에게 약정금액의 일부를 출하 전 나눠 지급하는 내용이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선 5건이 발의됐는데,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 특별법이 눈길을 끌었다. 청년상인에 대한 임대료 지원 및 교육·홍보 등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15건이 올라온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김병욱 더민주 의원의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이 선정됐다. 지자체가 국제대회를 유치하려 할 때 전문기관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받도록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대회 유치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를 관리하자는 게 골자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12건의 법안 중 어기구 더민주 의원이 발의한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법이 뽑혔다. 고의적으로 환경오염피해를 유발한 기업에 최대 10배의 배상을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다.

한편 국회운영위(1건), 정무위원회(10건), 외교통일위(3건), 국방위원회(3건), 안전행정위원회(32건), 보건복지위원회(22건), 국토교통위(10건), 정보위원회(0건), 여성가족위원회(1건) 등은 선정 법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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