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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국회 환경노동조합 위원장 |
요즘 김영숙 국회 환경노동조합 위원장을 포함한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정규직화다. 현재 이들은 청소 용역업체 두성시스템의 파견 노동자 소속이다. 파견 용역인 만큼 억울한 일도 많이 겪었다.
지난 5월에는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사무처가 교섭단체 공간 마련을 위해 본청 내 노조 사무실과 청소 노동자 남녀 대기실 퇴거를 통보하기도 했다. 노동자들과의 협의는 물론 대안도 없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하청 용역이다 보니 국회에 가서 직접 항의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이 사건은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노조 사무실을 의원회관으로 이동시키고 대기실을 추후 본청에 마련해주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논란 끝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6월 취임하면서 환경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가속도가 붙은 정규직 작업 덕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인터뷰 직전에도 노동 전문가들이 찾아와서 정규직 작업에 조언을 해주고 갔다고 전했다. 이번만큼은 꼭 정규직이 돼서 국회의 진짜 가족이 되고 싶다는게 김 위원장과 청소노동자 203명의 간절한 바람이다.
김 위원장은 의원을 포함한 국회 종사자들을 향해 "밤낮 의정활동 하시느라 바쁘시겠지만 우리들 정규직화 문제도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입법부를 상징하는 국회의사당을 항상 반짝이게 만든는 주역이다. 국회의사당 본청과 의원회관 곳곳에서는 녹색 체크무늬 유니폼을(남자는 청색) 입은 채 묵묵히 일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올해로 국회의사당 청소 10년 차라는 김 위원장은 "국회에 취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취사를 하는 곳도 아니니 업무가 편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청소 노동자들은 본청과 의원회관, 국회 도서관, 잔디밭까지 '모든 곳'의 청소를 도맡아 하고 있다. 본청 담당자는 한 층에 10여 명이, 회관 담당자는 한 층에 4~5명이 각 방과 복도, 계단, 화장실을 청소한다. 국회의 드넓은 잔디밭과 야외 공간 청소도 이들 몫이다.
이들의 공식 근무 시간은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다. 하지만 국정감사 등으로 국회가 밤새 가동될 경우 이들의 업무도 그만큼 많아진다. 그만큼 보좌진과 피감기관, 언론인 등으로 많은 사람이 밤낮없이 북적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낙엽 떨어지면 낙엽 쓸고, 눈 오면 눈 쓸어야 한다. 또 벚꽃이 피면 꽃놀이 온 외부인들이 의사당 관내로 들어오면서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며 "말도 못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김 위원장은 "여기 일하는 아줌마 중에 병원에 안 다니는 사람이 없고, 약을 안 먹는 아줌마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탈진한 노동자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청소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무릎과 손가락에 퇴행성 관절염이 와서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손가락 한 마디는 결국 구부러지지 않아서 몇 년 전 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 위원장은 "청소 노동자들 모두 힘들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곳인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에게 국회 종사자들을 향한 당부의 말을 물었다. 그는 "지나가다 눈 마주쳤을 때 따뜻하게 인사만 해줘도 하루종일 일 할 맛이 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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