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잃은 與 vs 다수의 힘 野, '강대강' 파행 지속하나

[the300]전문가 "새누리, 여소야대 적응해야..야당 과도한 자신감도 경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1일 오후 국회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촉구 결의문 발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9.1/뉴스1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를 둘러싼 여야 충돌로 얼룩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3일 이런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 년만에 의회 과반 지위를 잃고 여소야대를 절감한 새누리당과 모처럼 의회 다수를 차지한 야권이 강대강으로 충돌하는 파행 국회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 2일 가까스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1일 정기국회 개회식부터 정면충돌, 추경안 처리에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 도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배치 결정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 등을 비판하자 새누리당이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일 정도로 격앙된 채 정 의장이 사회권을 넘기고 사퇴·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해법이 보이지 않던 상황은 여야 절충 끝에 박주선 국회 부의장(국민의당)이 국회의장 대신 본회의를 주재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면서도 새누리당을 보다 주목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10년 가까이 집권당 겸 과반 정당이던 새누리당이 과반 미달이란 상태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집권당이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 불참하는 등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상황이 그래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노선 일치를 최우선 과제로 두면 여야 관계는 강대강 충돌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때로는 집권주체로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때로는 입법부 일원으로 야당과 타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운영의 키는 새누리당이 쥐고 있다"고 했다.

여야 충돌엔 야당 쪽 요인도 있다. 서 교수는 "대선 직전 정기국회는 (여야가) 다음 정부의 5년을 위한 정책을 내고 이걸 브랜드화하려는 시기"라며 "특정 정책을 브랜드로 만드려면 강한 포지션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중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퇴진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거론하자 새누리당은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불참했다. 2016.9.1/뉴스1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정기국회의 파행 출발에 "여소야대의 상징적 장면"이라며 "새누리당이 상임위 등에서 수적 열세여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장면이 반복되면 국민의 비판이 여권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강대강 대치보다 협상, 타협으로 국정에 실리를 얻으려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에도 "과도한 자신감이나 오만함으로 비친다면 책임있는 수권정당으로 보이는 데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추천한 김용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추천안을 부결시키는 등 다수 의석의 힘을 보여줬다.

여야는 파행 사태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팽팽히 맞섰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한쪽 입장만을 대변하는 편향된 개회사로 본회의 파행을 자초했고 야당은 당초 추경의 취지와 목적과는 관련 없는 항목을 끼워 넣기 위해 추경안 전체를 발목 잡았다"고 비판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추경이 타결돼 다행"이라면서도 "여당의 몽니와 국회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충돌을 방치한 것에 대해 일체의 사과나 국민에 대한 유감표명 없이 추경안을 일사천리 진행한 것이 좋은 것인지 회의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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