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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소재 감사원 |
민간사업 장려를 위해 정부가 시중금리보다 낮게 융자해주는 재정융자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3년간 2조원대의 불용액이 발생하는 등 정책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1일 지난 4~5월 총 사업비 예산액이 27조1000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160개 재정융자사업 중 126개 사업을 대상으로 예산편성과 관리실태 등을 감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가 사업별 환경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자금부족 사업과 대규모 예산불용 사업이 동시에 발생하는 등 사업간 재원배분의 비효율도 드러났다.
일례로 중소기업청 소관의 '사업전환자금'을 포함한 정부부처의 7개 세부 융자사업의 경우 최근 3년간(2013~2015년) 당초 예산액 대비 집행률이 연평균 46.1%에 그쳐 1조 869억원이 불용(연평균 불용액: 3623억원)되는 등 융자수요가 높지 않았다.
그런데도 매년 대규모 예산액을 편성했다 사용하지 못하는 등 효율적인 재정운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해양수산부의 '원양어선현대화 사업'을 비롯 정부 부처의 23개 사업(예산 8000억원)의 경우 지난 3년간 당초 예산액 대비 집행률이 평균 40.1%에 불과해 1조421억원의 불용액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분양주택융자사업의 경우 융자금리보다 시중금리가 낮아 수요가 낮은데도 대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2014~2015년 6038억원을 사용하지 못했다.
농축산식품부도 '재해대책비 융자사업' 등 13개 사업과 국토교통부 소관의 '국민임대사업' 등 4개 사업을 사업여건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비를 집행해 2171억여원의 사업비가 사장되고 예산 불용액도 1415억원이나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특히 올해 기준으로 19개 부처에서 시행 중인 전체 재정융자사업 사업비 예산액은 29조6447억원에 이르는데도 각 소관 부처별 예산편성이나 집행관리 방식이 달라 불합리한 융자조건 설정이나 재정통제 사각 등의 문제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사사업(소관부처, 취급은행, 융자대상이 동일)간에도 융자금리를 결정하는 취급은행 수수료율이 차이가 나고, 부처 간 공통된 관리 기준 없이 사업마다 집행실적 확인, 부당사용액 환수, 사업참여 제한 규정 등이 서로 달라 형평성이 없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한 예로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의 '산지유통종합자금지원사업'의 융자금리는 0%인 반면 중소기업청 소관의 '전환대출사업'은 5%에 달하는 등 부처별 사업의 융자금리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해양수산부가 맡고 있는 '수산물종합판매장확대지원 사업' 을 포함한 정부의 33개 융자사업(예산 4조4170억원)은 융자 지원대상자와 사업구조가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취급은행 수수료 등을 다르게 책정해 지원대상자 간 형평성이 저해되고, 재정손실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감사원은 사용실적을 확인하는 규정이 없는 등 재정융자사업 관리에 대한 부실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사업 집행잔액 522억원이 미반납되고 1억여원이 사업 목적 외의 용도에 사용된 사례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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