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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콜레라·식중독 및 C형 간염 대응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6.8.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9일 잇따른 C형 간염 집단감염과 15년 만에 환자가 발생한 콜레라 사태에서 보건당국의 늑장대응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감염병에 대한 당국의 뒷북대처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발생한 다나의원 C형 간염 감염사태 당시 신고접수 당일 질병관리본부가 현장조사를 실시해 검체를 수거한 것과 달리 올해 2월 발생한 서울현대의원(현 JS) 감염사태 때는 신고부터 검체수거까지 35일 걸렸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C형 간염바이러스가 실온에서 생존하는 기간이 평균 5일에 불과한데 보건당국의 조사가 뒤늦게 이뤄지면서 물증은 사라지고 피해자 배상은 더 어려워졌다"며 "이번 사태는 보건복지부의 신고대응시스템이 만들어낸 대형참사"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의료기기 재사용 신고센터의 내역을 보면 신고부터 조사착수까지 평균 28일이 소요되고 최장 62일 걸린 사례도 있다"며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로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당국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송석준 의원도 당국의 대응 강화를 주문했다. 송 의원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85건의 의료기기 재사용 의심신고가 접수됐지만 이중 60% 정도만 조사됐다"며 "치료 목적이 아닌 건강·미용 목적의 마늘주사, 신데렐라주사 같은 칵테일주사 재사용이 C형 간염 발병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진섭 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와 협의해 비급여 주사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답했다.

의료기기 재사용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생명에 지장이 생겼을 때에 한해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처벌할 수 있다.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법은 국민이 편하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행 의료법은 의료기관을 위한 법"이라며 "당국이 법안을 재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감염병 발병 병원에 대한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최근 콜레라 환자 발병의 경우 환자가 퇴원하고나서야 발병 확진과 신고가 이뤄졌다"며 "환자 발생 사실이 공개될 경우 영업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발병 사실을 은폐하거나 신고를 늦출 수 있는 만큼 당국에서 해당 병원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미혁 더민주 의원은 "결핵예방주사를 전량 덴마크에서 수입하다가 현지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급하게 수급처를 일본으로 바꾸는 등 국가적 차원의 감염병 관리를 다국적 제약사에 의존하고 있는 체계가 문제"라며 "공공제약사 설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에 "공공제약사 설립은 대규모 프로젝트라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며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